[신년 특별대담] “교회가 다음세대 품으려면 변해야… ‘시대의 옷’ 갈아입자”

김은호 오륜교회 목사는 최근 서울 강동구 교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세상 사람들이 교회의 선교와 봉사를 보고 예수님의 사랑과 헌신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김은호 오륜교회 목사는 최근 국민일보와 가진 신년 대담에서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던진 과제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기독교의 진리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를 숙제로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 시대에 맞는 ‘문화의 옷’을 입고 다음세대에게 다가가 꿈과 비전을 주고, 교회의 문턱을 낮춰 세상 사람들이 교회로 오고 싶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담=이명희 종교국장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던진 숙제가 있을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익숙했던 자리를 벗어나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과 영혼을 바라보게 하셨다. 교회도 목회자도 성도도 다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 땅의 다음세대를 품을 수가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의 변화가 필요한가.

“첫 번째는 가정이다. 코로나 상황을 맞이하면서 많은 사람이 가정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됐다. 가정은 한 사람의 가치와 신앙을 인큐베이팅하는 가장 중요한 공동체다. 교회는 성도들이 가정예배를 잘 드릴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두 번째는 다음세대다. 다음세대는 크리스천 비율이 2~3%에 불과한 미전도종족 수준이다. 대면 예배가 줄면서 다음세대의 이탈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다음세대의 문화를 면밀히 살펴본 뒤 그들의 언어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 세 번째는 ‘미디어 교회’로 가는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에 활용되고 대부분 모임이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최근 급부상하는 메타버스 역시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을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용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목회 방향에도 영향을 줬는가.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예배의 자리에서 멀어지고 신앙의 기본이 흔들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본질적인 신앙의 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오륜교회 표어는 ‘주여! 다시 회복시키소서’이다. 코로나로 다들 많이 지쳐 있다. 우리 모두에게 회복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회복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다. 그래서 올해 목회 방향은 주님께서 회복의 은혜를 주실 것을 간구하며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오륜교회는 다니엘기도회 사역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 사역의 열매와 앞으로 방향이 궁금하다.

“다니엘기도회는 1998년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 처음 시작됐다. 이제 90개 교단, 113개국, 1만4764개 교회가 연합해 함께한다. 유튜브 조회 수만 보더라도 1442만회다. 글로벌다니엘기도회, 어린이다니엘기도회, 청년다니엘기도회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는 기도회에 50억원이 넘는 사랑의 헌금이 들어와 장기이식 등 생명을 살리는 일과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이웃, 미자립교회를 섬기는 데 사용했다. 다니엘기도회 운영위원회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뒤에서 묵묵히 섬길 것이다. 다니엘기도회 중에 ‘오륜교회’는 금지어다. 우리는 계속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청년들의 참여가 급감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청년들의 눈높이로 한국교회를 바라볼 때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청년들은 여전히 취업, 연애, 진로와 같은 문제로 수많은 갈등과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노력과 열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 결핍의 영역을 교회가 채워줘야 한다. 그들에게 참 생명을 건넨다면 청년들은 반응할 것이다.”

-오륜교회에 청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우리 교회 성도 비율을 보면 장년 40%, 청년 60%다. 오륜교회에 왜 청년이 많이 오냐고 질문하는데, 그 답은 하나님이 가지고 계실 것 같다. 그래도 굳이 답한다면 일단 예배가 역동성이 있다. 청년들에게 소그룹 공동체가 활성화돼 있다. 청년들에게는 교회 재정 투명성도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청년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청년들에게 중요한 것은 비전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하나님이 주신 비전과 꿈을 갖게 되면 굴복하지 않는다. 요셉은 많은 고난을 당했지만 자신을 판 형들이나 보디발의 아내를 원망하지 않았다. 꿈의 정상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 숨 쉬는 그런 꿈을 갖는 것이다. 나는 청년들이 그런 꿈을 갖기 바란다.”

-교회는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 한국교회가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이다. 슬픔과 아픔, 기쁨을 함께 느끼는 공동체다. 그런 점에서 교회는 교단과 교파를 뛰어넘어 하나의 몸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교회가 하나이지만 하나임을 서로가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오륜교회는 ‘열방과 함께하는 다니엘기도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연합과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다음세대를 세우는 것을 하나님이 주신 비전과 사명으로 알고 ‘사단법인 꿈이 있는 미래’를 통해 원포인트 통합교육을 핵심 가치로 다음세대를 기르고 있다.

교회가 문턱을 낮추고 세상을 향해 열렸으면 좋겠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오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향해 이기적이라고 비난했다. 진리와 타협하란 이야기가 아니다. 진리는 하나다. 다만 진리를 담는 그릇은 새로워져야 한다. 교회가 시대의 옷을 입어야 한다. 또 교회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사랑을 흘려보내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교회라도 하루에 단 100원이라도 흘려보내야 한다. 흘려보내야 다시 채워진다. 우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보여준 사랑과 헌신을 보여줘야 한다.”

-어떻게 목회의 길을 걷게 됐나.

“장로님이셨던 아버지는 8남매 중 1명이 목회자가 되길 바라셨다. 나는 차남인데 형이 그 길을 가기 어렵게 되자 내게 강권하셨다. 하나님의 은혜로 수련회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목회 철학이 무엇인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이다.”

-1989년 상가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교회가 이제는 1만8000여 성도와 함께한다. 성장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전적인 하나님 은혜라고 하면 뻔한 얘기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다(웃음). 처음 시작할 때 성도는 나와 아내, 재수생 조카와 조카의 친구 4명이었다. 재정은 100만원뿐이었다.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회에 의자가 13개 밖에 없을 때 나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비전으로 ‘한국교회의 대안이 되는 교회가 되겠다’고 선포했다. 성도들도, 아내도 웃었다. 하나님은 우리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려고 하셨던 것 같다. 하나님은 내게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는 꿈을 주셨다.”

-국민일보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신앙과 언론의 본질에 집중해야 하길 바란다. 국민일보의 존재 이유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는 것, 즉 ‘복음 전도’와 ‘선교’라고 생각한다. 이단 관련 사안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드러내는 언론이 되길 바란다. 어둠을 이기는 힘은 빛을 비추는 데서 나온다. 정의와 진실 만큼 강력한 힘은 없다. 국민일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은 세상의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님의 공의와 정의를 품고 나간다는 사실이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하나.

“국민을 아울러 화해와 통합을 이룰 지도자를 뽑았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이 앞다퉈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있다. 과거 지역 감정, 이념 갈등에서 이젠 빈부, 젠더, 도농 갈등까지 더해졌다. 국민을 아군과 적군으로 계속 나눈다. 국민들이 이렇게 분열된 시대는 없었다. 나는 정치 지도자들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다음세대에게 희망을 줄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 뽑을 사람이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보시기에 가장 합당한 사람을 지도자로 세워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지금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릴레이 금식 70일 구국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해부터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대선 때까지 할 것이다.”

정리=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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