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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평화와 서울 이니셔티브



지난 2년간 국제사회의 화두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글로벌 보건 위기와 새로운 기술 발전을 둘러싼 경쟁과 갈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러스 기세는 일상의 모든 부분을 변화시켰다. 이는 역설적으로 디지털 세상의 도래도 촉진했다. 메타버스로 졸업식을 하고, 인공지능(AI)이 아이돌로 데뷔하는 세상은 이미 우리 일상이 됐다. 작년 12월 정부가 아시아 최초로 주최하고 전 세계 155개국이 참여한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도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화상으로 개최됐다. 우리의 유엔 가입 30주년의 대미를 장식하고 세계 평화라는 공통된 가치를 위해 전 세계의 의지를 다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정부는 지난 3년간 장관회의를 준비하면서 보건과 기술이라는 시대적 도전 속에서 유엔의 전통적 평화유지활동(PKO)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에 대한 전면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유엔 PKO의 기술 및 의료역량 강화’를 회의의 대주제로 선정하고, ‘PKO와 기술·보건’이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의제에 대한 논의를 이끌었다. 기술·의료역량 강화를 통한 PKO 개선의 새로운 비전으로 ‘서울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다수 국가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냈다.

서울 이니셔티브는 팬데믹과 급속한 기술 발전이라는 도전하에서 PKO의 새로운 대응방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산물이다.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은 PKO 혁신을 위해 기술과 의료역량 강화를 이끌고자 하는 우리 역할을 강력히 지지했다. 우리의 노력에 부응해 62개국 대표단이 PKO의 기술과 의료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기여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은 보건·기술 분야에 대한 새로운 재정 기여를 약속했고, 캐나다 등은 관련된 훈련 분야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PKO의 기술 및 의료역량 강화를 위한 다수 국가의 의지와 구체적 행동을 이끌어낸 자랑스러운 성과였다.

작년 한 해 135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사망했다. 전염병 위협과 테러, 사이버 공격 등 새로운 위협에 노출된 결과다. 국제사회는 어떻게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PKO를 강화시킬지 더욱 무겁게 고민해야 한다. 서울 이니셔티브는 보다 능동적으로 PKO 혁신을 이끄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변화된 환경에 맞는 IT, AI, 스마트시티 등 첨단 기술의 활용을 독려하고 감염병 대응, 사상자 후송체계, 원격진료 등 필수적인 의료역량 확보를 지원함으로써 PKO가 실질적으로 개선되도록 이끌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서울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기 위한 사업 발굴과 그 이행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우리 강점 분야인 디지털 기술과 의료역량을 활용해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선도해 나가는 여정은 이미 시작됐다. 국제평화 외교의 새로운 정책 브랜드가 된 서울 이니셔티브가 향후 보여줄 성과를 기대한다.

함상욱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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