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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에 춤사위’ 은빛 정원·금빛 물결

‘서해의 등대산’으로 불리는 충남 보령시와 홍성군 경계의 오서산 정상 인근 억새가 서해를 배경으로 저녁 노을에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다.


국내 5대 억새 군락지 중 하나인 민둥산.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등이 찾는 순천만 갈대숲.


금강따라 광활한 신성리 갈대숲 스카이워크.


‘가을의 진객’ 억새와 갈대가 절정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햇살과 구름, 바람과 어우러져 춤사위를 벌이며 은빛 정원, 금빛 물결을 이룬다. 볏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인 갈대와 억새를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서식지다. 억새는 주로 산이나 비탈에서, 갈대는 강 하구나 큰 하천 등 물가에서 자란다.

석양에 금빛 물결 오서산 억새

충남 보령시와 홍성군 경계를 이루는 오서산은 해발 791m로 서해 인근에서 가장 높아 ‘서해의 등대산’으로 통한다. 바다와 산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어 인기다. 이곳 정상부에 억새가 약 2㎞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에 펼쳐져 있어 일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을이 지는 저녁에는 금빛 물결로 찬란한 억새와 서해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억새와 철새의 천국, 주남저수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해 가을이면 더욱 빛난다. 저수지 주변으로 억새가 무리 지어 피고,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오는 철새들이 장관을 이룬다. 주남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탐방로는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져 차분한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능선 위 물결… 민둥산 억새 바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위치한 민둥산은 우리나라 5대 억새 군락지 중 하나다. 산 위에 나무 하나 없이 벗겨진 모습에서 이름을 얻었다. 산행 출발지로 증산초등학교 앞이 많이 꼽힌다. 등산로 초입에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2시간 걸린다. 경사가 완만한 3.2㎞와 가파른 2.6㎞ 중에 택할 수 있다. 8부 능선부터 해발 1119m까지 펼쳐진 민둥산 억새밭은 60만㎡에 이른다. 능선에 올라서 멀리 정상을 바라보는 지점부터 하이라이트다. 나무 한 그루 보기 힘든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억새 바다가 펼쳐진다. 일교차 심한 가을 아침에 골골마다 들어찬 안개로 이뤄진 운해(雲海)는 민둥산의 숨은 매력이다.

S자 갯골과 어우러진 순천만 습지

전남 순천시 대대동 순천만습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갈대밭이 있다. 5.4㎢(160만평)에 달하는 갈대밭에는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황새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등 희귀조류 25종이 날아든다. 눈처럼 휘날리는 갈대 씨앗과 S자로 휘감아 치는 갯골, 이를 뒤덮는 안개로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연출한다.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순천만의 드넓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갈대 군락과 칠면초 군락이 정원처럼 꾸며져 있다. 동천이 빚어내는 S자 물길에 석양이 비치면 구불거리는 황금빛 수로가 장관이다.

‘킹덤·공동경비구역 JSA’ 신성리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은 1000년 전부터 자연적으로 형성됐다. 비단결 같은 금강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다. 폭 200m, 길이 1.5㎞로 33만㎡를 넘는다. 드넓은 갈대밭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스카이워크가 제격이다. 201m 길이의 스카이워크는 철망 사이로 아래가 훤하게 보인다. 수변 데크 산책로를 거닐며 금강 하구를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이곳엔 매년 40여종의 철새가 찾아온다.

촬영 명소로도 유명하다. 넷플릭스 스릴러 드라마 ‘킹덤’에는 이곳 갈대 사이를 헤치고 아군과 좀비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갈대밭 드라이브’ 고천암호

전남 해남군 고천암호는 광활하다. 호수와 간척지 등을 합쳐 넓이 2400만㎡(약 726만평), 둘레 14㎞에 달한다. 해남읍 부호리에서 화산면 연곡리까지 펼쳐진 갈대밭은 국내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가을바람의 지휘에 따라 넘실거리는 갈대의 군무가 황홀경을 연출한다. 여느 갈대밭과 달리 차를 타고 다니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둑 위에서 바라보면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탁 트인 갈대밭 지평선이 이국적이다. ‘추노’ ‘서편제’ ‘살인의 추억’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 무대가 됐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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