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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백 같은 곡… 하나님의 위로·회복 전해졌으면”

부산 동래중앙교회 청년교회 찬양팀 예람워십이 지난 22일 부산 동래구 교회에서 웃으며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민찬 허다은 박혜진 박지영 남재선(왼쪽부터) 간사. 부산=황인호 기자


예람워십 집회 모습. 예람워십 제공




지난 5월 같은 교회 청년들이 합심해 만든 찬양 한 곡이 발매됐다. ‘주님의 시선’이란 제목의 곡으로 부산 동래중앙교회 청년교회 찬양팀 ‘예람워십’이 만들고 불렀다. 예람은 예수님의 사람이란 뜻이다.

교회마다 찬양팀이 있지만 곡을 만들어 발표하는 팀은 드물다. 예람워십 역시 자신들의 고백을 담아 곡을 만들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 고백이 많은 사람의 고백이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현재 이 곡은 유튜브 조회수만 133만 넘게 기록하고 있다.

지난 22일 부산 동래구 교회에서 예람워십을 만났다. 자리에는 예람워십에서 촬영 및 편집을 맡고 있는 김민찬(28), 엔지니어 허다은(28), 찬양 인도 박혜진(28), 작사 디렉터 박지영(29), 편곡 담당 남재선(24) 간사가 나왔다. 회사원, 유치원 교사, 학생 등 직업을 갖고 있어 인터뷰는 퇴근 후인 오후 7시 이뤄졌다.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 작업도 이렇게 일이 끝난 뒤 이뤄진다고 했다.

먼저 교회 찬양팀이 어떻게 곡을 만들게 됐는지 묻자 재선 간사는 “우리 고백을 담을 자작곡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은 계속 있었다. 그렇지만 전공자가 없다 보니 차마 용기를 내지 못했다. 두려움이 앞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던 중 청년교회 지도 목사님이신 전혁 목사님이 곡을 스케치해 오셨다. 그렇게 용기를 낼 수 있었고, 함께 말씀 묵상하면서 곡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자작곡은 처음이지만 그동안 예람워십은 찬송가를 편곡해 음반을 내왔다. 2018년 4월부터 30개 앨범을 냈다. 편곡 활동 3년 만에 발표한 자작곡은 전 목사 작곡에 재선 간사가 편곡을 맡았다. 작사는 지영 간사를 중심으로 4명의 간사가 함께 썼다. 지영 간사는 “전 목사님이 보내주신 곡 스케치를 들었을 때 생각난 말씀이 38년 된 병자 이야기가 나오는 요한복음 5장 말씀이었다. 이 말씀을 다 같이 묵상하면서 가사를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주님의 시선 1절 가사는 ‘흐르는 시간이 한숨만 남기고 반복된 실패 속 지쳐갈 때’로 시작한다. 지영 간사는 “후렴 전은 예수님 만나기 전의 38년 된 병자의 마음을 담았다. 그리고 ‘주님의 시선 나를 비추시고 상처 난 내 맘 만지시네’로 시작하는 후렴에선 예수님을 만나고 난 38년 된 병자의 고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예람워십은 이 곡에 ‘나는 38년 된 병자입니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지영 간사는 “제목이 그 곡의 키워드라면 부제는 사실 그 곡을 제작하면서 저희가 느낀 감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리고 가사를 쓰면서 38년 된 병자가 우리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무력감이 우리에게도 있다. 주님께서 말씀을 통해 그 모습을 비춰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은 간사는 “그래서 요한복음 그 말씀이 우리에게 필요한 말씀이란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께선 무너졌던 자리를 회복의 자리로 만들어주셨다. 코로나19 때문에 지쳐 있는 우리에게, 그리고 청년들에게 위로와 회복하심이 전해졌으면 했다”고 말했다.

예람워십은 주님의 시선을 발매하기 전 청년교회에서 먼저 공개했다. 자작곡인 걸 밝히지 않고 예배 때 불렀다. 예배 후 곡에 대해 묻는 친구들이 많았다. 혜진 간사는 “교회 친구들이 말하길 곡이 발표된 후에 직장 동료나 학교 선후배들이 좋은 찬양 있다며 이 곡을 소개해 줄 때가 있다고 한다”며 “지도 목사님께서 늘 ‘우리를 위한 곡보다 이 노래를 고백하는 사람들의 곡이 되길 기도하자, 우리의 고백이 회중의 고백이 되길 기도하자’고 하시는데 그 기도제목대로 조금씩 이뤄져 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예람워십은 지난 8월 주님의 시선에 이어 두 번째 자작곡 ‘삭개오의 노래’를 발표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찬양팀이 함께 곡 작업을 했다. 혜진 간사는 “청년교회 위원장으로 계시는 권주석 장로님이 했던 말씀이 기억난다. ‘혼자 성장할 수 없다. 함께하고 나눠야 아름다운 일들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하셨다”며 “함께하는 기쁨이 크다. 우연찮게 하나님 주신 자리로 나아오게 됐는데 혼자 했으면 못했을 거다. 함께여서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예람워십은 11월 3번째 자작곡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예람워십은 이렇게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늘 묵묵히 응원해주는 동래중앙교회 성도들과 정성훈 위임목사를 비롯한 당회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민찬 간사는 “우리 교회가 조금 특별하다. 청년교회가 자율적으로 운영된다”며 “성도들께서 청년들을 믿어주는 게 보인다. 그런 분위기 속에 기쁨으로 곡 작업도 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한다”고 전했다.

정성훈 동래중앙교회 위임목사는 “교회 속의 교회 역할을 기대하며 청년교회가 만들어졌다. 공간을 독립시켜 청년 정서와 가치관에 맞는 문화를 만들고 그들에 맞는 목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는데, 조금씩 이들의 문화가 빛을 발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머무르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청년문화를 존중하는 목회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산=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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