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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달라는 외침 거절하면 나중에 주님 얼굴 어찌 보겠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장소에서 진행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을 간증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이 서울 관악구 ‘베이비박스’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사랑공동체교회 제공


“크리스천으로서 착하고 깨끗하게, 당당하게 살길 원합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삶과 신앙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교회 장로이기도 하다.

그는 중학교를 미션스쿨에 다녔고 당시 교사의 인도로 교회에 출석했다고 말했다. 이후 대학 3학년 때 교회 수련회에서 굳건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간증했다. 이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역사하심을 깊이 깨달았다. 교회당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성가대 대원이 되기도 했다. 그는 찬송 310장 ‘아 하나님의 은혜로’를 즐겨 부른다. 모든 형편을 아시는 주님이 늘 보호해 주신다는 가사가 마음에 와닿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앞에서 진행 중인 ‘태아 생명보호 40일 기도 캠페인’에 참가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의무”라며 “생명 존중은 태아의 생명권 보호 차원에서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 여러 법에 낙태를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지만, 국회 차원에서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모든 낙태 행위에 대해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조화를 이루는 법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는 ‘미담 제조기’로 불린다. 고등학교 시절 소아마비를 앓던 친구를 2년간 업고 함께 등하교했다. 친구는 1년 간격으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까지 같이 다녔다.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에 참석했고 남몰래 후원금을 냈다. 탈북자는 헌법이 보장하는 우리나라 국민이고 보호받아야 할 우리 동포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농어촌과 필리핀 불라칸,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 봉사활동도 다녔다. 판사 재직 시절에는 각종 봉사활동에 참석했다. 한부모협회와 베이비박스, 고아사랑협회, 고아권익연대 등을 찾아 정성스레 도왔다.

그는 소외계층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으며 울고 또 울기도 했다. 지난달 초 서울 관악구 난곡동 베이비박스 운영시설인 주사랑공동체교회를 방문해 “이 나라에서 태어난 귀한 생명이 좋은 가정에서 자랄 수 있게 충분히 지원하고, 부득이하게 가정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들은 또 다른 가정에서 사랑으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이 잘 정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부인 이소연씨와의 사이에 두 딸을 낳은 뒤, 2000년 진호씨와 2006년 큰아들 영진씨를 입양했다. 8년간 한국입양홍보회 홈페이지에 150여편의 일기를 남기기도 했다.

부부는 생후 9개월인 막내 진호를 먼저 입양했다. 입양기관에서 봉사하다 진호를 만났다. 침대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있는 아이가 안쓰러웠다. 보육원에서 입양을 권유했다.

“로마서 8장 15절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는 기도 응답을 받고 입양을 결심했을 때, 큰딸은 고등학교 2학년, 둘째 딸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습니다. 갓난아이가 집에 들어오니 딸들이 흥분했어요. 저와 딸들을 번갈아 보는 아이의 미소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셋째 영진이는 경북 김천의 한 보육원에서 만났다. 생후 11개월 때 생모와 헤어진 영진이는 많이 울었다. 대구로 발령받고 보육원을 자주 찾았다. 영진이와 여행을 가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다.

보육원 교사는 영진이가 입양되고 싶다며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전 원장은 이 말을 듣고 “도와 달라는 외침을 거절하면 하나님 앞에 갔을 때 우리가 그분을 어떻게 볼 수 있겠냐”면서 입양을 결심했다.

최 전 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가정법원장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 감사원장을 지냈다.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예비후보로 나왔다. 국민이 정치 걱정 않고 자기 희망을 이루는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그는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예비경선(컷오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정권 교체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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