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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서적, 타문화와 진지한 대화 시도 두드러져”



올해 상반기 우리 사회가 양서로 인정한 기독서적은 무엇일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최근 홈페이지에 ‘2021년 세종도서 상반기 교양부문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종교 분야에 10종, 사회과학과 역사/지리/관광 분야에 각각 1종의 기독서적을 선정했다. 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코로나 시대 한국사회가 기독교에 기대하는 바를 엿볼 수 있다.

올 상반기에는 기독교 사상에 인문학을 접목한 책이 주로 선정됐다. ‘순전한 그리스도인’(IVP) ‘아우구스티누스와 함께 떠나는 여정’(비아토르) ‘하나님의 공동선’(성서유니온선교회) 등이다. ‘순전한 그리스도인’은 CS 루이스의 작품으로 그의 신앙 궤적을 살펴보는 내용이 담겼다. ‘아우구스티누스와 함께 떠나는 여정’은 4세기 성인 아우구스티누스의 삶에서 21세기 현대인이 배울 점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하나님의 공동선’은 기독교 신앙 속 공동선 개념을 어렵지 않게 설명했다.

다양한 직업군의 저자가 집필한 책도 주목을 받았다. ‘과학자의 신앙공부’(선율)와 ‘지네트 월터 이야기’(밀알북스),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두란노)은 각각 생명과학자와 전직 언론인, 법조인이 펴냈다. ‘과학자의 신앙공부’는 저자가 생물학을 연구하며 발견한 하나님의 창조 섭리와 은총을 에세이 형식으로 묶은 책이다. ‘지네트 월터 이야기’는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을 지킨 월터 선교사의 일생을 통해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힘썼던 무명의 여성 선교사의 삶을 추적한 내용이다.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은 ‘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기독교 근본 사상을 바탕으로 최고선과 정의, 법에 관해 심도 있게 고찰한 내용이 담겼다.

‘사랑이 남긴 하루’(복있는사람)와 ‘일상의 분별’(대한기독교서회)은 일상에서 마주한 신앙적 발견을 기록한 책이다. 전자가 예기치 못하게 남편을 잃은 상황 가운데 발견한 신앙의 참 의미를 담담히 전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자살 낙태 등 살면서 마주하는 신앙적 질문에 관한 신학적 답을 정리한 책이다.

사회과학 분야에서 꼽힌 ‘종교와 페미니즘, 서로를 알아가다’(비아토르)는 상극으로 보이는 한국 기독교와 페미니즘 간의 공존방법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역사/지리/관광 분야 양서로 꼽힌 ‘중세교회사 다시 읽기’(홍성사)는 흔히 ‘암흑기’라고 불리는 중세교회사의 가치를 새로이 재평가해 독자의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타 학문 간 대화를 시도하며 삶의 궁극적 의미를 탐구한 기독 서적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총평에서 “종교와 철학, 종교와 과학 등 이웃 학문과 진지하게 대화를 시도한 책이 상당수였는데 이런 노력은 종교 분야의 관심 지평을 확장하고, 종교를 풍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격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도서 선정사업은 우수 출판콘텐츠 제작 활성화와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진흥원이 매년 진행하는 사업이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거쳐 학술(연 1회)과 교양(연 2회) 부문의 10개 분야 950종을 선정한다. 2021년 상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전체 목록은 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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