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동학농민군 편지’와 ‘제주 이시돌 목장 테시폰식 주택’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전북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보유한 동학농민군 편지는 양반 유광화(1858-1894)가 1894년 11월쯤 동생 광팔에게 보낸 한문 서한이다. 동학농민군 지도부로서 군수품을 조달하고 화순전투 등에 참여한 유광화는 왜군과 싸울 때 필요한 군자금을 요청하기 위해 편지를 썼다. 농민군이 직접 작성한 편지 원본이자 양반도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음을 알려주는 사료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제주 이시돌 목장 테시폰식 주택은 ‘테쉬폰’으로도 불리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아일랜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로서 1954년 제주도에 부임해 2018년 세상을 떠난 ‘푸른 눈의 돼지 신부’ 맥그리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중산간 지역에 목장을 개척하면서 건축자재가 부족해 고안해냈다. 나무로 아치 모양 틀을 잡은 뒤 시멘트 모르타르를 발라 골격을 만들고 내부에 블록으로 벽을 쌓았다. 테시폰은 이라크 고대도시 유적인 크테시폰(Ctesiphon)의 아치 구조물을 참고해 창안한 건축유형이다.

제주도에선 1960∼70년대 주택 창고 돼지우리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급됐다. 테시폰식 주택은 제주도에만 24채가 남아있으며 그중 가장 오래된 2채가 등록문화재가 됐다. 1961년에 건립된 이 2채는 30∼40㎡ 규모로 ‘이시도레 하우스’로도 불렸다. 이시돌과 이시도레는 스페인의 천주교 성인인 이시도르에서 유래했다. 제주도의 목장개척사 생활사 주택사의 흔적을 보여주는 근대건축유산으로 평가받았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