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 아웃리치 통해 나라사랑·아름다운 창조세계 경험

이강우(가운데) 서울 좋은나무교회 목사가 지난해 12월 교역자들과 청소년 1명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서울 좋은나무교회의 학생들은 지리산 천왕봉과 설악산 대청봉부터 시작해서 난이도가 높은 설악산 공룡능선을 등반한다. 거친 산길을 한밤중에 출발해 한밤중에 하산한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강한 햇빛과 더위가 지치게 한다.

겨울철 산 위의 체감 온도는 평지보다 10도 넘게 떨어진다. 쌓인 눈이 발목을 잡고 배낭 속의 물까지 얼 정도로 춥다. 몰아치는 칼바람은 경험해 봐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평균 14시간에서 22시간이 넘는 강행군이다. 초등학생들은 따뜻한 계절에 등반하고 중고등학생은 혹한기의 공룡능선까지 도전한다. 어른이라 할지라도 쉽지 않은 등산로다.

일상에서 좀처럼 체험할 수 없는 극한의 세계가 산 위에 있다. 어려운 아웃리치의 현장마다 담임목사는 항상 선두에 선다. 늙은 목사가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교회가 어떤 곳인지 배운다. 교회의 세대잇기가 함께하는 현장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체득한다.

좋은나무교회는 주말캠프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전국 각지로 아웃리치를 다닌다. 아이들이 조국의 강산을 느끼고 나라를 향한 사랑과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을 누리도록 한다.

대표적 코스였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길은 한여름의 강한 햇빛 가운데 100㎞를 넘게 걸었다. 소설 ‘토지’의 무대였던 하동 평사리에서 토지의 세계관을 놓고 토론했다. 2018년에는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하고 링컨기념관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자유의 가치를 마음에 새겼다. 일본교회와 매년 연합캠프를 가진다. 2015년부터 시작된 초등학생 주말캠프와 중고등학생 C캠프(처치십캠프) 아웃리치는 35회를 넘었다.

주말캠프와 C캠프의 아이들이 아웃리치에서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가는 지도자에 대한 권위다. 좋은나무교회의 산행은 반드시 지도자가 선두에 서서 일행을 인솔하고 산행을 결정한다.

아이들은 철저히 앞서간 지도자의 뒤를 따라간다. 교회 안에서 가르치는 수직적 사고를 현장에서 가르친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르치는 기독교 신앙은 수직적 사고의 여부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밟은 길을 그대로 따라가며 서라고 할 때 서고, 가라고 할 때 간다. 지도자가 앞에서 자연과 사물을 통해 전하는 말씀에 귀를 기울인다. 자연스레 만물을 통치하시는 예수님의 능력의 말씀을 곳곳에서 발견한다.

권위가 무너져가는 이 시대, 아이들이 권위를 배우는 것은 아웃리치만큼 좋은 환경은 없다. 아이들은 아웃리치의 모든 과정을 통해 교회와 지도자, 리더의 권위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담임목사는 젊은 부교역자나 교인들에게 산행을 맡기지 않고 앞장서 산에 오른다. 무더위의 공룡능선도, 눈보라 몰아치는 천왕봉 등반 때도 선두에 선다. 권위를 위해서다. 담임목사가 앞장설 때 교회가 같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가운데 아이들이 배우고 깨닫는 권위와 사랑, 포부와 긍지는 커진다. 담임목사가 앞장서면서 온전한 세대잇기가 된다.

아웃리치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한결같이 “목사님과 친구들이 없었으면 절대로 완주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앞장서 이끌어주는 지도자와 옆과 뒤에서 함께 가는 동료들이 함께하는 동력이다. 무거운 짐을 서로 나누고, 연약한 지체를 지탱해주며, 힘들 때마다 격려를 주고받으며 끝까지 산을 오른다. 신앙생활도 같다. 우리가 흑암의 세상 가운데 믿음의 경주를 이어가기 위해선 교회 공동체의 힘이 필수적이다.

아이들은 아웃리치를 통해 동료들과의 연대감이 더욱 견고해진다. 또한 산행을 통해 아이들은 의지력을 배운다. 신앙생활에 있어 의지력이 끼치는 영향은 결정적이다. 믿음은 전적으로 성령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의지를 갖고 믿은 그대로 행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그 말씀을 실제로 이뤄주신다.

의지의 힘을 기르는데 산과 들에서 갖는 아웃리치만큼 좋은 기회도 없다. 힘들고 지칠 때 나의 의지로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하며, 그 한 걸음이 계속돼 완주한다.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어도 내가 한 걸음을 내딛지 않으면 산에서 내려갈 수 없다.

교회는 이 땅을 통치하시는 예수님의 몸이다. 머리이신 예수님의 뜻을 따라 몸 된 우리가 열심히 움직일 때 열매는 예수님께서 저절로 맺게 하신다. 좋은나무교회의 아웃리치도 처음에는 미디어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야외에 데리고 나가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일본과 미국을 다녀온 아이들은 이제 혹한기 공룡능선도 거뜬히 완주한다. 아이들이 교회에서 자라 교회의 권위에 순종하는 훈련을 했기 때문이다. 신앙의 세대잇기는 험지를 마다하지 않는 지도자들의 앞선 순종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강우 좋은나무교회 목사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