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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보물창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쓴 스펜서 존슨은 ‘선물’이라는 자기계발 우화를 통해 우리에게 멋진 선물을 안겨줬습니다. 주인공 소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현재(프리젠트)야말로 가장 귀중한 선물(프리젠트)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믿기지 않을 만큼 평범하지만 놀랍고도 위대한 선물은 바로 현재입니다.

스펜서 존슨은 가장 소중한 선물을 현재라고 했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귀한 선물은 무엇일까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인류를 위해 구원의 길이라는 가장 귀한 선물을 주셨지만 인류는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오늘 본문인 요한복음 10장 31~38절에 나타난 예수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변론을 소개합니다. 유대 사람들이 돌을 들어서 예수를 치려고 하자 예수께서 물으셨습니다. “…어떤 일로 나를 돌로 치려고 하느냐?” 그들이 대답하기를 “우리가 당신을 돌로 치려고 하는 것은…하나님을 모독하였기 때문이오”라고 합니다.

예수는 또 “너희의 율법에, ‘내가 너희를 신들이라고 하였다’ 하는 말이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신이라고 하셨다. 또 성경은 폐하지 못한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여 세상에 보내신 사람이,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한 말을 가지고, 너희는 그가 하나님을 모독한다고 하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하신 이 말씀에는 중요한 힌트가 들어있습니다.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했다고 하여 당신을 신성 모독죄로 벌하려 하는 유대인들을 향해, 구약성경의 시편 82편을 예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신이라고 하셨다’는 구절도 읽지 못 했느냐고 물어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영어 성경에서는 소문자 ‘gods’로 표기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사람은 저마다 영어 소문자 god, 곧 하나님의 자녀가 되지만, 자기라는 에고의 탈을 쓴 채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문자 god이 아닌, 인간으로서 고통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이 구절은 미리 알려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기독교 영성의 기본은 하나님과 소통의 길을 여는 데에 있다고 합니다. 그 길을 열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기라는 탈과 저마다 개성의 옷을 벗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개성의 옷을 너무 집착한 나머지 취해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을 받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성령이 충만한 삶을 사는 그것을, 우리는 영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를 살리기 위해 오신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는 어이없는 일이 인류에 의해 저질러졌던 것일까요. 예수께서 지적해 주셨듯이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그릇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우리가 세상을 전부 원한다고 해도 신께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주실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이 먼저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육신의 살림살이만을 계획하고 거기에만 정신이 팔려있으면, 우리 안의 영성은 싹을 틔울 길이 없게 되어 꽃을 피울 수 없습니다. 우리 안의 영성을 만나는 시간은 현재 이 시간밖에 없습니다. 영성이 꽃피는 현재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하며 축복합니다.

이순임 목사(올리브나무프로덕션 대표)

◇이순임 목사는 언론학 박사이며 전 한양대 교목, 감리교신학대 겸임 교수입니다. 현재 올리브나무프로덕션 대표로서, 영성 도서를 기획하고 출판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기독 미디어의 자리매김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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