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부족한 부분 대신 해주는 ‘교회 형들’에게 감사해”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좋은나무교회에서 중학교 3학년 선배가 예비 중학교 1학년 후배들에게 훈련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새벽예배 때 초등학교 5학년 리더가 1학년 제자를 집에 가서 직접 데려와 함께 참석한 사건이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자신의 제자를 선생인 자신이 키워야 한다며 데리러 갔다고 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었다.

지도자를 세우는 제자도의 열심이 교회적으로 분명하면 초등학생 리더도 자연스럽게 제자도에 참여하게 된다. 그것은 영적인 영향력이 전해지는 성령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의 과정이다.

제자도는 한 영혼에 집중한다. 처음에는 효율이 떨어지는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교역자와 일부 열심 있는 교사만 가르치고 이끄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아이들과 세대 격차를 메우기도 쉽지 않다.

비록 지루하고 길게 느껴져도 조금만 지나면 제자도의 진가가 드러난다. 제자도는 예수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일부를 거룩하게 해 전체를 거룩하게 세우는 방법이다.

사도행전의 사도들이 그 길을 따라갔다. 소수의 제자를 세워 그 제자가 후배를 가르친다면, 예수님께서 단 열두 명의 제자를 세워 세상을 바꾸신 역사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교회 내에서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신앙의 세대 잇기가 온전히 이뤄지는 길은 선배의 권위가 확실하게 세워지는 것이다. 그때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의 몸 된 삶이 시작된다. 자녀를 변화시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 하나님의 능력으로 가능하다.

다음은 좋은나무교회의 초등생 선후배의 지도보고서다.

“오늘도 각각 1대1 화상으로 제자도 수직적 사고를 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지난번보다 내용이 좀 더 늘었고 S는 기본적인 틀 잡기를 어느 정도 익힌 것 같습니다. 이제 수직적 사고 내용을 보충하고 요약된 내용으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답답하고 짜증 나는 마음들이 있었습니다. 서서히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런 나쁜 감정들이 사라지고 긍정적인 감정들이 들어왔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의 고생을 100분의 1이나마 깨닫게 해주심에 감사가 됐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약한 부분을 보며 저의 더 약한 부분을 봤습니다. 저를 따라와 주는 아이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게 됐습니다. 저는 잘 미루고 자발적으로 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성실하다는 말에 양심이 찔립니다. 제가 성령 하나님만 의지하고 따르며 성령 하나님 능력으로 해나가도록 기도해 주세요.”

다음은 중학생 1학년 제자가 고등학교 2학년 선배에게 지도받고 변화된 모습을 본 제자 어머니의 증언이다.

“저는 부모님 불화 속에서 상처가 많은 엄마입니다. 착한 남편은 중소기업 임원이라 제가 어릴 적 하지 못했던 공부, 먹거리, 체험을 풍족히 시키며 욕심껏 아이를 키웠습니다. 아이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임원을 하고 상장을 받아오며 엄마의 기대를 잘 따라왔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욕심과 아빠의 과도한 사랑이 더해져 고학년이 되니 아이의 내면에는 분노와 자포자기의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부모는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됐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1학년인 아이가 교회 형들의 지도를 받게 됐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열리고 집에서는 읽지 못했던 책을 읽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마 서울 좋은나무교회가 없었더라면 아이는 마음 놓고 쉴 공간과 기댈 수 있는 어른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모의 부족한 부분을 대신 해주는 교회 목회자와 형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다음은 위에서 언급된 중학교 1학년 자녀의 증언이다.

“교회 4층에서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원래 잘 몰랐던 교회 말씀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 또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나의 롤모델로 삼고 선배들의 교회된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혼자서 활동하는 것보다 훨씬 성실하고 교회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과거 일본이 이런 제자도의 방식을 통해 인재를 양성했다. 그동안 조선은 그 일을 온전히 이루지 못했다. 그 결과로 36년 식민지 생활이라는 쓰라린 아픔이 시작되고 말았다. 이 아픔을 두 번 반복할 순 없다. 조국교회는 이 나라와 민족을 이끌어갈 새 시대의 지도자를 길러내야 한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제자도만이 답이다. 한 걸음 앞서간 사람이 바로 뒤에 오는 후배를 가르치도록 모든 교회교육의 구조와 내용을 바꿔야 한다.

바쁜 학업 때문에 자녀가 교사와 리더로 헌신하는 것을 부모들은 싫어한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그 사역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 알려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기 일을 성실히 감당하며 능력 있는 지도자의 길을 가고 있음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100년 전 조국 독립에 교회가 앞장섰듯이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예수님의 몸 된 교회가 나라와 민족의 미래다.

이강우 목사(좋은나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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