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 대상 ‘키즈캠프’에선 영어로 통성기도 한다

서울 좋은나무교회 엄마들이 1일 가정집에서 교회 공동육아 영어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사진을 촬영했다.




교회 1층 현관은 교회의 얼굴이다. 그곳에 어떤 시설이 있느냐에 따라 그 교회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서울 좋은나무교회는 2019년 5월 1층을 리모델링해서 어린이용 시설로 만들었다. 264㎡(약 80평)의 공간을 키즈카페처럼 놀이기구, 놀이방, 수유실 등으로 꾸민 것이다.

3세 전까지 아이들의 성장은 어른의 상상을 초월한다. 옛날 속담처럼 그때 만들어진 기질이나 습관은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세대인 어린이들을 교회 안에서 바로 키우는 것은 중요하다. 많은 교회가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하고 있지만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고 실천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좋은나무교회는 지난해 봄부터 미취학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캠프를 시작했다. 기독교인을 포함한 모든 엄마에게 자녀양육은 최대의 관심사다.

이 일을 시작할 때 주님은 고린도전서 16장 9절 말씀을 주시며 ‘복음의 유효하고 광대한 문’이 열린다는 확신을 주셨다. 어린아이와 엄마가 이 시대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전도 대상이라는 감동이었다. 그리고 ‘교회 공동육아(Church Parenting)’를 함께 시작하게 됐다.

이전까지는 교회에서의 신앙교육을 기관교육이나 가정교육과 따로 분리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는 교회에서 신앙교육만 해서는 안 되며, 자녀 양육 전반의 중심인 예수님으로, 교회로 모여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키즈캠프는 엄마들이 함께 모여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영어를 매개로 부모 각자의 재능을 나누며 함께 어린이들을 양육하게 됐다.

처음에는 저마다의 양육 방식이 있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다. 엄마들이 교회 안에서 하나 돼 모두를 내 아이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엄마들이 자녀를 향한 세상적인 기대와 목표 때문에 율법적 경향성이 있었다. 주변과 비교하며 자녀에게 기대하게 되고 그 기대에 못 미치면 “하지 마라”며 율법주의적 지시를 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지도자의 인도에 따라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우면서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던 율법적 태도와 비교의식, 잘못된 양육 태도를 발견했다. 엄마들은 그 모습을 함께 예수님 앞에 내놓고 기도했다. 그러다 보니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됐고, 그때부터 교회 공동육아가 시작됐다.

주님은 자녀를 위해 드리는 엄마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신다. 육아라는 가장 예민하고 어려운 과제를 두고 엄마가 교회를 의지하고, 교회 안에서 하나 될 때 주님께서 역사하신다.

현재 좋은나무교회 키즈캠프에서는 교회 안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영어도 가르치고, 말씀도 외우고, 다양한 소그룹으로 만나 엄마와 어린이들이 영어를 사용하며 놀고 있다.

그러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를 자신의 언어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현재 6세 이상 아이 중에는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는 아이도 있고, 심지어 영어로 통성기도를 하는 성령 하나님의 은혜도 누리고 있다.

영어뿐만이 아니라 미술, 율동, 창작, 이야기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배우고 어울리는 가운데 성경적인 세계관이 아이들에게 심어진다.

코로나19 상황이 시작된 이후로는 키즈캠프 활동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비대면으로 함께 교회됨을 누리고 있다. 화상으로 매일 모이며 영어로만 대화하는 모임도 있고, ‘파닉스’를 배우며 함께 영어책을 읽기도 한다. 성경을 영어로 배우며 암송하는 모임도 있다. 또한 4세 이하의 엄마들은 아이들과 영어로 놀 수 있는 준비를 하기 위해 자신들끼리 먼저 영어로 소통하는 모임을 하고 있다.

키즈캠프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잘하게 하려는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교회 공동육아라는 방식을 통해 주님께서 맡겨주신 귀한 자녀를 교회 안에서 온전하게 키우고자 하는 이 시대의 대안이다.

많은 아이와 엄마가 키즈캠프의 교회 공동육아를 통해 교회와 관계가 새롭게 형성됐다. 또한 영어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 공동육아는 자녀 양육에 관심이 많은 새로운 신자가 교회로 들어오는 복음의 유효한 문이 되고 있다.

키즈캠프를 담당하는 팀장 집사가 이렇게 고백했다. “교회 안에서 하나가 돼 다른 아이를 내 아이처럼 키울 때, 내 아이는 거저 행복하게 키워주시는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엄마는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육아라는 과제에 눌려 있다. 그들을 누가 도울 수 있을까. 이 시대 유일한 대안은 교회다. 교회 안에서 아이들을 키울 때 그리스도의 소망이 분명하게 나타나게 돼 있다.

이강우 목사(좋은나무교회)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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