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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테슬라’ 수소차 니콜라 사기 의혹… 현대차 ‘쾌청’

미국 업체 니콜라가 개발 중인 수소전기 트럭 니콜라 원.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아 온 니콜라가 사기 업체라는 리서치 보고서가 나와 시장의 혼란이 커지자 14일(현지시간) 미 증권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니콜라모터스 홈페이지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수소전기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 모터스의 ‘사기 논란’을 둘러싼 파장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미 법무부가 미 증권 당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관련 조사에 합류했고 이해관계자들은 집단 소송을 제기할 조짐을 보인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선도 중인 현대자동차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니콜라가 사기 업체라는 내용을 담은 미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리서치의 보고서가 타당한지 살펴보는 SEC의 조사에 합류했다. 니콜라가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과장한 사실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논란은 힌덴버그가 지난 10일 ‘니콜라, 온갖 거짓말로 미국의 가장 큰 자동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법’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불거졌다. 니콜라가 보유한 기술 능력을 과장해 파트너를 끌어들였다는 내용이다.

힌덴버그는 수소트럭을 생산하지 않은 니콜라가 주행 영상 촬영을 위해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뒤 굴려 장면을 촬영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회사 부품을 사다 쓰면서 자사 제품인 것처럼 타사 상표를 숨기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니콜라 최고경영자(CEO) 트레버 밀턴은 “니콜라 주식을 공매도한 힌덴버그가 주가 폭락을 노려 큰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또 “트럭 영상은 제삼자가 광고목적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니콜라는 2016년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을 달릴 수 있는 수소전기 세미트럭 ‘니콜라 원’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사전계약은 1만4000대가 넘는다. 다만 올해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고 밝혔음에도 여태껏 생산 차량이 없어 니콜라를 의심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니콜라는 나스닥 시장 상장 첫날이던 지난 6월 4일 시가총액 2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엔 미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하지만 사기 논란이 불거진 뒤 니콜라의 주가는 상장 초기 수준으로 폭락했다.

업계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수소차 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이 증명되면서 현대차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소전기차를 자체 대량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 정도다. 특히 현대차는 99%의 높은 국산화율과 수소전기차 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향후 3년 내 가격을 50% 낮추고, 연료전지의 수명을 2배 향상시킨 수소차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정부 지원정책으로 빠르게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있어 현대차의 성공 가능성은 크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니콜라 대비 현대차의 제품 신뢰도가 매우 높고 즉각 공급이 가능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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