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 “실력·인성 겸비한 하나님의 사람 교육해야”

전인기독교학교장 조형래 목사가 4일 강원도 홍천 이 학교 사무실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 학교를 소개하고 있다.
 
조형래 목사와 학생들이 지난해 영화 ‘교회오빠’를 관람한 뒤 사진을 찍었다.


임마누엘교회 부설 전인기독학교는 요즘 은혜와 감사 그 자체다. 대학입시에서 19명의 재학생이 모두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2004년 3월 개교한 기독대안학교다. 강원도 홍천과 서울 송파구 캠퍼스에 현재 초중고 과정 180여명이 재학하고 있다.

4일 홍천 학교에서 만난 학교장 조형래(50) 목사는 “비인가 대안학교 입시전형인데도 재학생이 연세대를 비롯 서울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등 입시에서도 경쟁력 있는 학교가 됐다. 더욱 사명감으로 아이들을 교육해 한국교회와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학사일정을 연기하고 극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지만 감사하다고 했다. 머지않아 개학하면 평일엔 학생과 함께하고 주일에는 홍천 캠퍼스에서 2010년 개척한 전인교회 담임을 맡아 지역 주민 및 교직원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그는 성결대 신학과와 뉴욕 나약대 교회음악과를 졸업했다. 이어 고든콘웰신학대학원과 협성신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시카고 트리니티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젊은 시절, 아흔아홉 칸의 집을 짓고 성공하기 위해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단 한 칸을 지어도 의미 있는 집을 짓고 올곧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중년에야 깨닫습니다. 좋은 교회 목회자가 되려고 20~30대를 보냈지만 이젠 주님의 자녀를 위해 믿음의 교실을 지킨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합니다.”

그는 “기독학교가 이 땅의 소망”이라며 “한국교회가 기독학교를 준비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시 위주의 공교육에다 세속화되고 인본주의가 만연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일요일에 1시간 교회 나가 온전한 신앙을 갖기 쉽지 않고 교회 부흥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사교육을 포함한 입시지옥 속에서 교회학교의 회복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때문에 그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하나님의 사람 교육을 교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아니라 가정과 교회가 학교교육의 주체가 돼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교회는 물론 대한민국을 살리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 교회의 헌신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교회학교는 부모의 신앙 때문에 다녔지만 대학 진학 후 미전도종족이 돼있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 청년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기독인들이 자녀를 공교육에 내주고 교육주권도 양도해 버린 것은 아닌지요. 대다수 국민은 공교육이 해답이라고 여기고 그것을 국민의 의무요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독인들이 교육계의 기득권자와 정치화된 교육의 희생양이 되고 만 것은 아닌지 마음이 아픕니다.”

조 목사는 전인기독학교에 대해 “이런 교육상황을 안타까워하며 기독교 세계관으로 온전한 교육을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학교공동체”라고 소개했다.

이 학교는 실력과 영성을 겸비하고 사랑 많은 교사가 정성스레 가르친다. 영성수련회로 새 학기를 연다. 하나님께 삶의 방향을 맞추는 귀한 시간이다.

하루를 새벽예배로 시작한다. 매일 수업 시작 전에 성경을 읽고 묵상한다. 이는 모든 수업에 우선하는 하나님의 진리 말씀을 인정하고 선포하는 것이다.

독서교육과 영어교육을 중시한다. 아예 교과목에 독서가 들어있다. ‘무지개 독서인증제’를 실시, 350권을 읽으면 무지개 배지를 달아준다. 중고생은 매일 20~30페이지를 읽고 독후감을 쓴다. 따라서 글쓰기 실력이 뛰어나다. 국어와 영어 수학 과학 과목을 수준별로 운영한다.

영어연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초등학교 4학년은 사이판 영어캠프에 한 달간 참여하고 6학년은 1년 동안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워싱턴주 크리스천 학교에서 유학한다.

1인 1악기, 1인 1기를 습득한다. 바이올린 첼로 등을 배워 악기캠프를 열고 매주 화요일 운동코치와 함께 축구와 배구 농구 탁구 등을 배운다. 홍천캠퍼스 학생은 기숙사에서 공동체생활을 하고 주말엔 가족과 함께 지낸다. 성(聖) 지(智) 정(情) 의(意) 체(體), 말 그대로 ‘온전한 사람’(Whole Person)을 길러내는 전인교육이다.

그는 전인교육의 성패는 학부모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학부모의 책임 있는 자세와 교육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교 입학 전 5주간의 부모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입학이 결정된다. 매달 초 부모교육이 있고 매주 월요일 어머니 중심의 기도 모임이 있다.

그는 “교육의 주권은 하나님에게 있다. 그러나 현대교육은 이를 거부하고 부인한다. 그래서 세상이 행복해지고 더 좋은 세상이 됐는가”라고 반문했다.

“기독학교 교육을 통해 온전한 전인교육을 실현할 때 빼앗긴 교육주권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종교개혁 같은 변화가 일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들이 일어나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하길 소망합니다.” 조 목사의 목소리에 힘이 솟는다.

홍천=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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