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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의약생활] 마약류 처방 등 빅데이터 분석… 불법·오남용 ‘핀셋 관리’





2012년 4월쯤 한 연예인이 ‘우유 주사’ 또는 ‘피로회복 주사’로 불리는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투약하다 검찰에 적발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프로포폴 외에도 고도 비만환자를 위한 식욕억제제는 ‘다이어트 약’으로, 불면증 환자를 위한 수면제인 졸피뎀은 ‘데이트강간 약’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는 ‘공부 잘하는 약’으로 미디어에서 계속 거론돼 왔다.

정부는 심각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가동했다. 전국 모든 의료용 마약류 취급자가 생산, 유통, 사용하는 전체 내역을 전산시스템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보고하는 안전관리제도다.

이 시스템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가 만들어지는 시점부터 병·의원과 약국에서 사용하는 시점까지 누가 언제 마약류를 취급했고 어디로 이동했으며, 수량은 얼마나 되는지 투명하게 추적하고 확인할 수 있게 됐다. 4만 개소 이상의 보고자로부터 1년에 약 1억 건 이상의 마약류 생산·유통·사용 내역이 보고되는데 투약 또는 조제 보고 안에는 처방 의료기관, 처방 의사, 환자 및 질병, 약품 및 수량이 모두 들어 있어 의료용 마약류 사용실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전에는 시·군·구 내에서 어떤 의료기관과 약국이 마약류를 얼마나 사용하는 지 정보를 알 수 없어 순차적으로 기관을 방문해 마약류 관리대장의 남은 약(재고) 수량을 확인하는 단순 관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전국 의료기관에서 어떤 의사가 의료용 마약류를 과다 처방하는지, 어떤 환자가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의료용 마약류를 쇼핑하는지, 누군가 사망한 사람이나 가짜 주민번호로 어디서 처방받았는지 등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알 수 있기 때문에 핀셋으로 물건을 콕 집어 내 듯 불법이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료기관과 환자를 선별해 관리할 수 있다.

일례로 어떤 사람이 사망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비급여 처방으로 마약류를 의료쇼핑한 경우 과거에는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있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전산정보와 연계한 환자 정보 진위 확인 기능으로 불법 행위를 찾아내고 수사의뢰하고 있다.

<최승진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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