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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자 의학상식] 방광염도 면역력이 문제… “노권·방로·칠정 피하라”



소변을 시원하게 보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인데, 소변보기가 불편하고 두려운 이들이 있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볼일을 본 후에도 덜 본 것과 같이 잔뇨감이 들어 불편하거나 배뇨 시 요도에 작열감이 느껴져서다. 막상 소변을 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고 아랫배만 묵직하게 아파오거나 간혹 혈뇨가 비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는 모두 오줌소태, 즉 방광염이 일으키는 증상들이다. 방광은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배출되기 전까지 소변을 저장하는 곳이다. 방광염은 특히 여성에게 빈번하게 발생한다. 구조상 요도가 남성보다 짧고, 그만큼 방광까지의 병균 침투 경로가 짧은 까닭이다.

방광염은 제법 흔한 요로감염 질환 중 하나다. 요로감염이란 요로(尿路), 즉 신장에서 요도구(尿道口)에 이르기까지 소변이 흐르는 길에 세균감염이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 방광염은 요도염과 함께 하부요로 감염증으로 분류된다. 요로감염의 원인균은 85%가 대장균이다. 대부분 요도로부터 방광으로 올라가는 상행성 감염으로 발생한다.

왜 이런 사태가 빚어지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면역력’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 주위엔 무수히 많은 세균이 득실거리지만 모든 사람이 감염증을 일으키고 병이 드는 것도 아니다. 사람마다 면역력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면역력은 ‘질병 저항력’의 다른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방광염도 마찬가지다. 면역력이 약한 여성은 방광에 침투한 세균을 물리칠 힘이 부족한 탓으로 방광염에 걸리게 되고, 일단 낫더라도 재발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다면 방광염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병인지가 명확해진다. 무엇보다 떨어진 면역력을 북돋워 주는 처방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현대 한의학은 특정 환자를 치료할 때 우선적으로 면역력을 떨어트린 원인(병인)을 찾고, 그 병인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구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면역력 저하 및 방광염을 일으키는 병인은 크게 3가지다. 노권(勞倦)과 칠정(七情), 방로(房勞) 등이 그것이다.

노권은 극도로 피곤해 만사가 귀찮은 상태다. 자기 체력에 비해 일을 많이 할 때, 체력이 바닥이 났는데 바로 보충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계속 일을 할 때 발생하기 쉽다.

방로는 정기를 소진해 진액이 부족하게 된 경우다. 남성은 과도한 성생활, 여성은 유산을 많이 경험한 경우, 산후 조리를 제대로 못한 경우, 신장 기능이 약한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혈액이나 림프액 호르몬 등을 통칭하는 용어인 진액이 마르면 면역력이 떨어져 박테리아, 세균 등 병균의 공격에 쉽게 무너지게 된다.

칠정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칠정이 쌓이면 짜증이 나고 열이 오르고 얼굴도 붉어진다. 소변도 자주 보게 되고 불면증이 올 수도 있다. 덩달아 면역력도 약해진다.

이혁재 이혁재소아시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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