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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독 차인표 “촬영 과정 험난했지만 개봉만으로도 감사”

30일 개봉하는 영화 ‘옹알스’로 장편 연출 데뷔를 한 배우 겸 감독 차인표. 그는 “큰 영화 가서 대접받으려 하지 말고 작은 영화부터 찍어보라는 한 감독님의 조언을 듣고 연출을 시작했다. 작은 것부터 차곡차곡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넌버벌 코미디팀 옹알스의 이야기를 담은 극 중 장면. 리틀빅픽처스 제공


배우 아닌 ‘감독’ 차인표(52)를 만났다. 첫 장편 연출작 공개를 앞둔 그에게는 긴장감보다 안도감이 감돌았다. “그저 감사한 마음이에요. 개봉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전주국제영화제 초청도 받고 이렇게 큰 관심 속에 선보이게 됐으니까요. 이런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차인표의 감독 데뷔작 ‘옹알스’는 그가 2017년 설립한 영화사 TKC픽쳐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처음부터 연출까지 맡을 생각은 아니었다. 보육원 봉사에서 만난 넌버벌(non-verbal·대사가 없는) 코미디팀 옹알스의 사연에 마음이 동한 그는 영화 제작을 기획했다가 얼떨결에 감독까지 맡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차인표는 “옹알스의 사정이 안타까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그들을 바라봐 주는 거대한 관객들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옹알스는 ‘개그콘서트’(KBS2) 출신 개그맨 7명(조수원 채경선 조준우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으로 구성된 팀으로, 2007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21개국 46개 도시를 돌며 한국 코미디를 전파했다. 영화는 그들의 라스베이거스 도전기를 1년 동안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촬영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차인표는 “워낙 성격이 급한 편이라 도전이 미뤄지니 화가 나더라. 서로 힘에 부쳐 한 번 해산하기도 했다. 그런데 옹알스가 마음을 다잡고 찾아왔고, 촬영을 재개했다. 그 후 서로 더 진솔해지고 끈끈해졌다”고 회상했다.

전혜림(30) 감독이 공동 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6년 전 영화 ‘마이보이’에서 배우와 스태프로 처음 만났는데, 차인표가 처음 연출한 단편 ‘50’의 조연출로 다시 인연을 맺었다. 차인표는 “내 의견을 따라주는 심부름꾼이 아니라 건설적으로 반론을 제기하고 논쟁해줘 고마웠다”고 전했다.

아내 신애라와 자녀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다. “아내가 ‘수고했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그 말에 여러 의미가 내포돼있죠. 초반 편집본을 보여줬을 때는 되게 걱정했었거든요(웃음). 개봉일이 30일인데, 다행히 미국에서 지내는 아내와 아이들이 다음 달 초에 들어와요. 온 가족이 손잡고 보러 가려고요. 제가 만든 영화를 가족들과 함께 본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배우와 제작자, 감스독으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그의 목표는 단순하다. 영화를 오래 하는 것. “배우로서 특별한 욕심은 없어요. 가끔씩 출연하면 좋고, 아니면 제작하면 되고…. 예전에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하루하루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면 되는 것 같아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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