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 시장, 올 상반기 IT업계 격전지로 부상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과 에어팟을 보관하면서 충전할 수 있는 케이스. 오른쪽 사진은 삼성전자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케이스에 담은 채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 플러스 뒷면에 올려 무선 충전하는 모습. 애플 홈페이지·삼성전자 제공


무선 이어폰 시장이 올해 상반기 정보기술(IT) 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무선 이어폰은 선이 없어 편할 뿐만 아니라 음질이 우수하고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어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현재 무선 이어폰 시장은 2016년 등장한 애플의 에어팟이 장악하고 있다. 귀 밖으로 길쭉하게 나오는 에어팟은 처음에는 ‘콩나물 이어폰’ 등으로 불리며 조롱을 받았지만 뛰어난 편의성을 앞세워 순식간에 시장을 차지했다. 독특한 모양은 오히려 에어팟의 강점이 됐고 모양만 비슷한 유사 제품까지 등장했다. 아이폰7 모델부터 이어폰 구멍이 없어진 것도 에어팟 판매에 속도를 붙였다.

에어팟이 독주하는 무선 이어폰 시장에 삼성전자가 지난 8일 갤럭시 버즈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냈다. 갤럭시 버즈는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 음향 기술을 적용했다. 귀에 꽂는 이어버드 안팎에 2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주변 상황에 따라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외부 소음을 차단한다. 한 번 충전으로 음악 재생은 최대 6시간, 통화는 최대 5시간 가능하다. 케이스를 통해 충전하고 쓰면 음악 재생과 통화 시간은 각각 13시간, 11시간까지 늘어난다.

갤럭시S10을 통해 가능한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도 갤럭시 버즈의 특징이다. 갤럭시 버즈를 케이스에 넣은 채로 갤럭시S10 뒷면에 올려놓으면 충전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사전 예약자들에게 갤럭시 버즈를 무료 제공했다. 그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애플은 이달 말 에어팟의 차기 모델인 에어팟2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공개한 내용은 없지만 시장은 벌써 큰 관심을 보인다. 다수의 외신은 에어팟2가 전작보다 향상된 배터리 효율과 무선 충전, 방수 기능을 내세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화 품질도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고, 일각에서는 심장박동 측정센서가 탑재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일단 업계는 갤럭시 버즈 출시 이후에도 당분간 에어팟이 주도하는 시장 구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에어팟은 이미 무선 이어폰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면서 “초기 시장에서 에어팟은 한동안 그 인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갤럭시 버즈가 에어팟보다 저렴하므로 장기적으로는 갤럭시 버즈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갤럭시 버즈 가격은 한국 기준 에어팟 1세대 모델의 73% 수준으로 책정됐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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