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지는 세계 경제… ‘수출 활력 찾기’ 쉽지 않을 듯

사진=뉴시스


정부가 발표한 ‘수출활력 제고 대책’의 핵심은 수출 품목과 시장의 다변화다. 다만 한국 수출 경제는 대외환경 변화에 쉽게 흔들린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유가 변동, 세계 경기 둔화, 신흥국 위기, 무역분쟁 등 여러 ‘외생 변수’가 불확실성으로 존재하고 있어 목표 달성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한국 수출의 대표적인 부정적 요인으로는 세계 경기 둔화가 꼽힌다. 4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세계 거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기준 성장률은 올해 2.1%, 내년 2.2%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올해 2.3%, 내년 2.5%로 제시한 수치보다 각각 0.2% 포인트, 0.3% 포인트 낮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산업생산 증가율이 2017년 이후 하향세다. 세계 상품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위 70개국 수출증가율 역시 지난해 초 이후 떨어지는 추세다.

신흥국이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악재를 견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부가 차세대 수출 핵심축으로 꼽는 인도와 베트남의 경우 당분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들 신흥국 경제 역시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진행 속도에 따라 급격하게 요동칠 수 있다. 신흥국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가더라도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한국 기업들의 수출 수익성은 나빠질 수 있다. 여기에 ‘현재 진행형’인 미·중 무역분쟁도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의 중국 수입품 관세 인상은 연기됐지만, 기술이전이나 지식재산권, 강제이행 등에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반면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그동안 하락했던 석유화학·석유제품 단가도 올라 수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보호무역과 미·중 통상마찰 등 대외경제 여건이 결코 녹록지 않다”면서도 “경제주체들의 심리와 대외 신인도, 최근의 산업활동동향 등에서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