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젠 꼭 직접 보고 살 필요는 없잖아요”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10월 홈쇼핑을 통해 초소형 전기차를 판매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케이카는 중고차업계 최초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중고차 매매 서비스를 도입했다. 케이카 제공


TV홈쇼핑, 온라인쇼핑몰, 카카오톡….

이제는 직접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지 않아도 이런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살 수 있는 상품이 무궁무진해졌다. 옷, 신발, 가전제품은 물론 산지 배송 식재료까지. 그 쇼핑 목록에 최근 새롭게 추가된 게 자동차다.

자동차도 직접 보지 않고 사는 시대가 왔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1000만원 단위가 기본인 고가의 제품으로 직영점이나 대리점에서 딜러를 통해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제품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만나야만 거래가 이뤄지는 유통 구조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대면 판로를 확장하는 시도들이 눈에 띈다. 구매 전 시승을 해볼 생각이라면 직접 대리점을 찾아가야겠지만, 정보를 얻거나 견적을 내 보는 건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안심하고 차를 살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다면 온라인 채널 등으로 구매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지난해 폭스바겐 코리아는 신차를 카카오톡으로 판매했다. ‘파사트 TSI’ 1000대의 사전 예약을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한 것이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오전 10시에 카카오톡 채널을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고객이 몰려 서버가 마비됐다”면서 “오픈 시간을 오후 1시로 미뤘고, 1차 물량은 오픈 1분 만에 매진됐다”고 말했다. 당시 이벤트 오픈 시간에는 9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지난 11월 수입 자동차 금융업계 최초로 ‘브이-클릭’이라는 비대면 자동차 금융 서비스 제공 애플리케이션도 론칭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온라인으로 차량 트림, 옵션, 컬러 등 상세한 사항을 편리하게 알아보고 견적을 낼 수 있는 ‘e-쇼룸’을 만들고, 온라인으로 차량을 구매할 경우 가격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CJ오쇼핑을 통해선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를 판매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홈쇼핑 방송에서 1시간 동안 2700여건의 상담예약이 접수됐고 사전 온라인 접수에서도 300건 이상의 예약이 등록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 방송은 대중화 및 저변 확대의 일환으로 새로운 고객 접근 방법에 대한 효과성을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차량의 상태나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상품인 중고차도 비대면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케이카(옛 SK엔카직영)는 중고차업계 최초로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케이카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장소로 차량을 배송받을 수 있다. 케이카 관계자는 “지난해 케이카 중고차 판매의 24.9%가 홈서비스 내차팔기를 통해 이뤄졌다”면서 “서비스를 가장 활발하게 이용한 연령대는 2030세대로 전체의 44%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이 익숙한 세대인 만큼 중장년층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트업들도 자동차를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앱 개발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 미스터픽의 모바일 중고차 서비스 ‘첫차’는 소비자가 검증된 중고차 딜러와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모바일 앱이다. 국토교통부, 금융사, 보험사, 차량제조사 등에서 제공되는 공공·민간데이터를 수집해 소비자에게 원하는 차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 중고차 시장에서 만연했던 허위 딜러 문제는 ‘인증딜러 제도’로 해결했다. 첫차는 서비스 론칭 3년 만에 이용자수 200만명, 누적거래액 5000억원을 돌파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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