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보루 반도체마저 ‘휘청’… 삼성전자 “2분기에 회복 자신”



한국 경제 최후의 보루였던 반도체도 차갑게 식었다. 해외 증권사를 중심으로 제기된 ‘반도체 고점론’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일시적인 상황이며 2분기 이후에 회복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8조7500억원, 영업이익 7조77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7년 3분기(9조96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도 41.4%로 7분기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 매출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4분기 반도체 부진으로 마냥 웃을 수는 없는 분위기다. 반도체 실적이 떨어진 건 경기 침체 등으로 수요는 줄어든 반면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D램은 판매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많이 감소했고, 낸드플래시는 공급이 늘어 가격 하락이 지속됐다.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의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이미지센서, AP 수요 둔화로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실적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재고 처분을 위해 가격을 낮추고 점유율을 높이는 이른바 ‘치킨 게임’은 벌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재고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2분기 이후 시장이 회복되는 걸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지속가능한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별히 설정하고 있는 시장점유율 수준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이후에 메모리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그때쯤 끝날 것이고 데이터센터, 서버 등은 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10나노급 웨이퍼 생산 비중을 70%로 늘리고 파운드리에서는 하반기에 극자외선(EUV) 노광공정을 통한 7나노 제품 양산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라면서 ‘고성능, 고사양’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증권사들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반도체 사업이 계속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반도체 경기가 실제로 회복될지 여부에 따라 ‘반도체 고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떨어진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갤럭시S10으로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은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에서 최고 사양을 갖춘 제품이 될 것”이라며 “가격은 폭넓게 설정해 플래그십 시장에서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78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했으며 이 중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80% 후반대다. 평균 판매가격은 200달러 초반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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