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하고 세련… 승차감·정숙성도 탁월



‘신차급 변화’라는 말은 눈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제네시스가 지난달 말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G90’(사진)는 우선 디자인 변신이 눈에 띈다. ‘EQ900’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곤 하지만 G90는 전작의 느낌을 완전히 지워버린 느낌이다. EQ900가 중후하고 점잖은 느낌의 전형적인 ‘회장님차’였다면, G90는 강인하면서 세련된 이미지다.

G90의 디자인은 ‘수평적인 구조의 실현’ ‘역동적인 우아함’을 목표로 했다. 차량 전체에 수평적인 캐릭터라인(자동차 차체 옆면 가운데 수평으로 그은 디자인 라인)을 적용해 안정되고 품위 있는 모습을 구현했다. 번호판 위치조차 기존보다 밑으로 내려 시각적인 무게중심을 낮췄다. 다이아몬드를 빛에 비췄을 때 보이는 아름다운 난반사에서 영감을 받은 제네시스 고유의 패턴 ‘지-매트릭스(G-Matrix)’가 헤드·리어 램프와 전용 휠, 크레스트 그릴에 적용돼 시각적인 풍부함을 강조했다. 제네시스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인 쿼드램프는 다른 차량들과 함께 있을 때 확실히 눈에 띄었다. 내부는 센터페시아의 스위치 개수를 최대한 줄여 시각적 피로도를 줄였다.

지난달 30일 G90을 타고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를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이르는 왕복 140㎞ 구간을 주행했다. 속도를 올릴 때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은 다소 부담스러운 차량의 크기를 잊게 했다. 2t에 달하는 차량의 육중한 무게감은 느껴졌지만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역시 진가는 뒷좌석에 앉았을 때 느낄 수 있었다. 뒷좌석 ‘레스트’ 버튼을 누르자 조수석 시트가 앞으로 이동하며 접혔다. 이탈리아 다이나미카사(社)의 고급 스웨이드로 제작된 편안한 목베개가 안락함을 줬다. 주행할 때 노면 소음이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리도 잘 잡아내 조용한 실내를 유지했다. 제네시스는 “소음이 발생하면 반대 위상의 음원을 만들어 소음을 능동적으로 제거하는 신기술인 ‘액티브노이즈컨트롤(ANC)’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뒷좌석에서 느낀 만족감은 “아무리 감각적인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을 도입했어도 G90은 여전히 쇼퍼드리븐(전담기사가 운전하는 차)”이라는 확신을 불러왔다. 외관을 보고 오너드리븐카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임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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