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위한 ‘에이블 테크’ 불 지피는 ICT 업체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인공지능(AI) 스피커에 새로 추가한 시각장애인용 음성도서 서비스 ‘책 읽어주는 도서관’을 소개하고 있다. 인텔의 AI 전동휠체어 제어장비 ‘윌리 7 키트’가 휠체어에 설치돼 있다. 모델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6년 선보인 시각장애인용 AI 서비스 ‘Seeing AI’을 시연하고 있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각사 제공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장애인을 위한 기술 ‘에이블 테크’를 육성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인간의 감각을 보완해주는 게 핵심이다.

LG유플러스는 시각장애인 등에게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 ‘책 읽어주는 도서관’에 AI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했다고 5일 밝혔다. AI 스피커에 말을 걸면 LG상남도서관이 보유한 음성도서 1만권 이상을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음성도서를 들으려면 스마트폰을 터치하거나 PC 화면을 클릭해야 해 불편했다. 모든 시각장애인(1~6급)과 책을 넘기기 어려운 지체·지적·뇌병변장애인(1~3급)이 무료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도 지난 9월 컴퓨터 비전 국제학회가 주최한 경연에서 시각장애인용 AI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시각장애인이 찍은 스마트폰 사진 속의 물체를 AI가 구분해내는 기술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시각장애인용 AI라도 LG유플러스는 듣는 AI를 응용한 반면 SK텔레콤은 보는 AI를 활용했다.

AI를 활용한 에이블 테크 바람은 해외에서 먼저 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6년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시각장애인용 AI 애플리케이션(앱) ‘Seeing AI’를 선보였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 안경을 끼고 주변을 둘러보면 AI가 상황을 분석해 음성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다.

구글도 지난 5월 개발자콘퍼런스에서 연말까지 시각장애인용 앱 ‘룩아웃’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룩아웃은 스마트폰이 주변 사물의 위치와 텍스트를 인식해 음성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가구·가전 등 장애물을 감지하고 표지판이나 책의 텍스트를 추출해 소리로 들려준다. 인텔도 4일 사지마비 환자나 장애인, 노인 등이 얼굴 표정으로 전동휠체어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AI 기술을 선보였다. 휠체어에 ‘윌리 7 키트’라는 AI 장치를 설치하면 이용자의 열 가지 표정에 따라 휠체어가 움직이거나 멈추고, 방향을 바꾼다. AI가 사람의 입과 손을 대신하는 것이다.

AI는 에이블 테크에 가장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기계가 인간을 대신해 소리와 이미지, 말 등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AI 지각 기술이 발달할수록 기존 스마트폰 터치나 PC 키보드 타이핑 인터페이스를 말과 행동이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는 에이블 테크 육성을 자사 AI 기술력 과시와 사회공헌 기회로 보고 있다. 고령화된 사회에서 감각이 무뎌진 실버세대를 위한 서비스로도 확대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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