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가입자가 무기”… IT社, 핀테크 시장 공략 중



온라인 메신저 영역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핀테크(Fin Tech)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정보기술(IT) 업체로 금융업이 본업은 아니지만 메신저 플랫폼과 가입자를 무기로 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과 기술을 합성한 단어로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기술을 활용한 금융 상품·서비스다. 아직은 기존 금융권이 주도하고 있지만 금융 사업과 관련이 없던 IT 업체들도 빠른 속도로 시장에 진입하는 양상이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아시아 핀테크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만에서는 현지 금융회사들과 손잡고 인터넷 은행 사업 진출에 나섰다. 21일 타이베이타임스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인의 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 타이완은 최근 인터넷 은행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 지분을 공개했다. 라인이 40.9%로 최대주주다. 대만 금융 당국은 올해 말까지 두 곳의 인터넷 은행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라인파이낸셜은 지난달 일본에서는 메신저 라인 앱과 연계되는 모바일 증권 투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과 신주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20%를 인수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뱅킹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외에도 모바일 간편결제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핀테크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전날 카카오톡 앱으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고 지난달 초에는 증권업체인 바로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관계사와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 약 20%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핀테크에 속도를 내는 것은 자사의 메신저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고 카카오톡은 한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네이버의 기업용 메신저 라인웍스에 가입한 글로벌 고객사는 2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메신저 가입자들이 앱으로 편리하게 온라인 송금, 결제뿐만 아니라 자산 관리와 오프라인 결제까지 활용토록 하겠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목표다.

핀테크는 사업 자체도 성장 전망이 밝다. 핀테크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 규모는 2012년 89억 달러(약 10조600억원)에 불과했지만 급격하게 성장해 올해 상반기에만 578억 달러를 돌파했다.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투자액 돌파가 확실시된다. 전체 거래액 규모도 꾸준히 상승 중이어서 2020년에는 5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