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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아픔 받아들이기만 해도 절반은 치유”

포도원교회 김문훈 목사가 최근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인터뷰를 마치면서 새 책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의 핵심 메시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 포도원교회 김문훈(60) 목사는 시대와 교감하는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목회자로 꼽힌다. 교회 설교단에선 성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에게 위로가 되는 설교를 선포한다. 교회 밖에선 방송 출연과 책 출간을 통해 비기독교인에게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를 친근하게 전한다. 치유에세이집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넥서스크로스)를 펴낸 김 목사를 최근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만났다.

이번 책에서 그는 전쟁터 같은 일상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바쁘게 살아가지만 행복도, 기쁨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위로의 말을 건넨다. 고된 여정 가운데 넘어야 할 산처럼 우리 인생에 고난이 있음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염려하고 전전긍긍하며 사는 대신 감사함으로 이겨낼 때 하나님의 사랑을 맛보고 진정한 회복과 치유가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여러 책 중 2006년 펴낸 ‘시대의 우울을 거절하라’(예영)와 결을 같이하는 책이다. 김 목사는 이 책들이 하나같이 체험적인 이야기라고 했다.

김 목사는 “태생적으로 불신 가정에서 자랐고 할아버지, 아버지, 바로 위 형님까지 모두 일찍 돌아가셨다”며 “젊었을 때는 불우한 집안 내력 때문에 우울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문경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고신대에 진학하기 위해 처음 부산에 와서는 아는 사람도 하나 없고 늘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힘들고 괴롭다 보니 힘이 되는 말씀을 찾게 됐고 그런 설교를 하면서 나부터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의 설교는 그래서 자신이나 아내를 ‘디스’(폄하)하는 것으로 시작해 결국 이를 회복시키는 하나님의 반전의 축복으로 끝날 때가 많다. 성도들은 ‘목회자의 가정도 우리와 똑같구나’ 안도하면서 결국 죄인을 불러 의인을 만드는 하나님께 의지하게 된다. 김 목사는 “고신 교단에서는 성경 중심, 하나님 중심을 외치다 보니 과거엔 예화를 넣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조금만 해도 혼이 났다”며 “하지만 체험이 없는 말씀, 인격이 녹아들어가지 않은 설교는 허공을 칠 뿐 진짜 메시지가 되지 못하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도원교회 성도들은 김 목사의 설교를 통해 살아갈 용기를 얻고 격려 받았다는 고백을 자주 한다. 김 목사는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기만 해도 절반은 치유가 된다고 한다”며 “나의 아픔을 신앙적으로 고백할 때 치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가 행복하면 자식이 문제고, 직장이 좋으면 몸이 아프고, 다른 게 다 좋으면 출석하는 교회가 시험에 들어 있고…. 이런 식으로 어떤 사람도 모든 것을 다 가질 순 없다”며 “인생에 정비공(정답, 비밀, 공짜)은 없다”고 했다.

그는 성경 속 인물을 우리 삶과 결부시켜 설명하는 인물 강의 등을 중심으로 지난 15년간 방송사역을 해왔다. 이를 엮은 책 ‘성경 인물 열전’(두란노) 등을 통해 하나님이 다양한 성경 속 인물을 어떻게 쓰셨는지 살펴보고 성도들 역시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소명을 깨닫도록 하는 데 주력해 왔다.

얼마 전엔 종편 방송의 토크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였다. 그는 “일반 방송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며 “문화영역에서 기독교가 뒷짐 지고 물러나 있기보다 주도적으로 들어가 대화를 이끌어내고 선교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방송 출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성도도 일부 있지만 평소 교회나 기독교에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갖고 있다 방송에서 본 김 목사의 모습에 호감을 갖고 찾아와 포도원교회에 등록하는 이들도 적잖다.

김 목사는 요즘 세대를 보면서 때로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고 했다. 특히 최근 신학대생 사이에서 ‘교회 좀 가라’는 말이 유행이란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김 목사는 “젊은 신학생들은 교회 부흥도, 성도를 섬기는 것도 관심 없고 아내와 영화 보고 쇼핑하며 여행 다니는 삶을 원한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윗세대 목회자들의 고군분투가 사라지고 젊은 세대 목회자의 세태가 너무 빨리 바뀌면서 한국 기독교의 영적인 맥이 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세대와 달리 요즘 세대는 물질적으로 훨씬 풍성하고 고생을 적게 하다 보니 윗세대에 대해 짠하게 느끼는 공감도 덜할뿐더러 자기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약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고난이 찾아올 때 하나님의 본심을 기억하라”며 “그렇게 본질을 회복할 때 한 날의 괴로움도 우리 인생에 결국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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