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은 삼성전자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삼성디스플레이가 2013년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에서 공개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윰(YOUM)’.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휘거나 접히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내놓을 업체로 삼성전자를 꼽아왔다. 스마트폰 제조사 중 유일하게 디스플레이 양쪽을 구부린 형태로 제품을 만드는 등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3년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에서 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윰(YOUM)’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한 언브레이커블 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관련 부품이 나올 때마다 폴더블 스마트폰 등장에 대한 예상이 나왔지만 번번이 빗나갔다. 특히 2016년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 이후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소극적이 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폰을 접거나 휘게 하려면 배터리도 외부 충격에 강해야 하는데 갤노트7 사태로 배터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는 것 외에 아직까지 제품에 대해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양 옆으로 접는 형태일지, 위아래로 접는 방식일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시기가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용성 측면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폴더블은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이스 등 다른 소재와 병행 개발을 해야 하고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이나 사용 시나리오를 확보해야 해 여러 해에 걸쳐 연구개발을 진행했다”며 “부품 내구성을 안정화하고,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적용해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출시 시점을 마냥 늦추기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위해 폴더블 제품을 먼저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화웨이가 내년 초쯤 삼성전자보다 먼저 폴더블폰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2014년 애플이 사파이어 크리스털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자사 스마트폰 P7에 한정판 형식으로 먼저 탑재했다. 2015년에는 애플의 ‘포스 터치’와 유사한 기능을 메이트S에 먼저 장착했다. 전례가 있는 만큼 화웨이가 세계 최초를 노리고 출시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OLED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샤오미, 비보 등도 폴더블 스마트폰 제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T 업계 관계자는 2일 “추격하는 입장에서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일단 먼저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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