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메모리 분야만 독보적…비메모리에선 미·중에 밀렸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한국 업체가 독보적인 선두지만 비메모리는 양상이 다르다. 오히려 중국 업체가 앞서가는 모양새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 구조 때문에 메모리 분야에서 추격을 허용할 경우 반도체 분야에서 설 자리가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사물인터넷(IoT)용 센서 등 각종 계산을 담당하는 반도체를 가리킨다. IoT, 자율주행차 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비메모리도 비약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비메모리 분야에서 국내 업체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CPU는 인텔과 AMD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스마트폰 AP는 미국,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AP 점유율(수량 기준)은 퀄컴(38%) 미디어텍(26%) 애플(14%) 삼성전자(11%) 스프레드트럼(7%) 하이실리콘(4%) 순이었다. 4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미국(퀄컴, 애플) 중국(미디어텍, 스프레드트럼, 하이실리콘) 등이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분야에선 한국 업체가 크게 앞서 있지만 비메모리에선 중국이 뒤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업체 중 AP를 만드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칩셋을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30%에 달하는 스마트폰 점유율에 비하면 AP 점유율은 낮다. 미국 등에서는 시장상황에 따라 갤럭시에 엑시노스 대신 퀄컴 칩셋을 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외부 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다. LG전자도 한때 ‘뉴클런’이란 이름으로 AP 제작에 도전했으나 현재는 개발을 접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퀄컴, 엔비디아 등 다른 업체가 설계한 칩셋을 대신 만드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도 직접 제작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이미지 센서를 제작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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