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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칸타타] “주님 주신 느낌 그대로 덧칠하니 작품이 돼”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강승애 한국여류화가협회 이사장은 “작품 속에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감사, 기쁨이 스며들어 이런 마음속 향기가 세상에 퍼지길 원한다”고 고백한다.
 
강승애 이사장의 2012년 작품 ‘교회’. 강 이사장의 그림은 어떤 형태든 교회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화가의 저명도는 얼마나 많은 화랑들의 초청을 받아 개인전을 열었으며 또 그룹전에 참가했느냐로 쉽게 설명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중견 여류화가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는 ㈔한국여류화가협회 강승애 이사장(서울영동교회 권사)에게는 특별한 수식어가 필요치 않다. 1994년부터 국내외에서 24회의 개인전을 연 것을 비롯해 300여회의 그룹전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기 때문이다.

강 이사장의 작품은 반추상화임에도 쉽게 주제가 설명될 정도로 상징성이 강하다. 온화하고 운치 있는 색채를 사용해 그림을 대하는 이들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하다” “생명력이 느껴진다”는 평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작품 제목이 ‘믿음의 원소’ ‘사랑’ ‘둥지’ ‘생명’ ‘빛’ 등 기독교인이라면 작가가 크리스천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돌이키면 모든 것이 감사이고 은혜입니다. 제가 아마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지 못했다면 이렇게까지 작품 활동을 열심히 못했을 것입니다. 제 한계를 뛰어넘어 그림을 계속 그리고 발표하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이 주시는 신앙의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의 고백으로 말문을 연 강 이사장은 “가끔씩 교회에 나가는 형식적인 신앙인이었는데 오빠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 장례를 치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면서 “성경 정독을 통해 하나님을 깊게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결혼, 남부럽지 않게 살면서 멋 부리고 잘난 척했던 그에게 하나님은 “내가 너를 불렀고 너는 내 것”(사 43:1)이라고 했다.

“신기했습니다. 화려한 색의 옷을 입고 뽐내기 좋아했던 제가 성령세례와 방언을 받고 나니 두문불출하고 성경만 읽고 있었습니다. 교만이 깨지고 나니 세상의 잣대로 재는 가치 기준과 명성이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이때 강 이사장은 화가이신 주님의 도구인 붓으로 살아갈 것을 서원한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그림으로 부르셨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무릎으로 기도하며 여쭈어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아내로 엄마로 살면서 그림을 그리는데 개인전 보름을 앞두고도 전시작품 반도 못 그린 적도 있었습니다. 내가 내려놓고 깨어지고 부족을 인정하며 회개할 때, 하나님은 그곳에 은혜의 단비를 부어주시고 작품의 영감도 넉넉히 채워 주셨습니다.”

강 이사장은 “불평하다가도 화가로 부름 받은 사명자란 생각이 들면 절로 붓에 힘이 들어간다”며 “유화보다 아크릴을 주 소재로 그리는데 기도와 말씀을 읽으면서 느끼는 영적감동이 작품에 큰 몫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강 이사장의 화법은 독특하다.

맨 처음 흰 캔버스에 교회를 그리고 이어 주님이 주시는 느낌의 색과 형태를 덧칠해 나가는 식이다. 모든 작품의 맨 밑, 그 바닥에는 주님의 전, 교회가 있는 셈이다. 강 이사장이 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많이 묵상하는 성경은 시편 1편이고 복음성가 ‘내 주의 강가로’를 자주 듣는다.

미술평론가 서성록 교수(안동대)는 강 이사장의 그림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그는 “비움의 충만을 강조한 강 작가의 작품 모티브는 식물 이파리, 줄기, 씨앗, 나무, 열매, 꽃 등 자연의 이미지이고 이를 은유로 함축, 표현하고 있다”며 “맑고 서정성이 짙은 것이 강점이며 또 보통 작품들은 작가 개인의 생각이나 주관을 앞세우는 반면 강 작가는 창조주의 손길이 자신에게 어떻게 감지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작품들이 아주 특별하다”고 소개했다.

3년째 한국여류화가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많은 전시회를 열고 중요 직책을 맡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모두 하나님의 도우심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매년 여류화가회 소품전을 열어 노인복지관, 소녀가장, 결손모녀들을 차례로 도왔다. 2014년에는 말기 암 환자를 돕는 샘물호스피스를 위해 개인전을 열고 판매금 전액을 기증했다. 주변에서 최소 액자값과 화랑대여비는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이마저 다 기증하고 나니 더 기쁘고 감사했다. 요즘도 강 이사장은 생을 마감하는 영혼들의 마지막을 돕고 구원케 하는 호스피스 사역이 활성화되길 항상 기도하고 있다.

“주님 안에서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더 많이 그려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자 합니다.”

강 이사장은 “전시회가 많아질수록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이것을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여기면 매사가 감사하고 기쁘다”며 “화폭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는 또 다른 그릇이라 믿기에 이를 색의 언어로 잘 풀어 보다 많은 곳에 주님의 음성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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