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운 中 업체 공세에 삼성, 반도체 빼고 점유율 급락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TV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수년째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이 기술력까지 갖춰 점유율 경쟁에 뛰어들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TV 시장 점유율은 20.1%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4%)보다 1.3% 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점유율 20%대를 지켰지만 지난해 딱 20%에 턱걸이하는 등 내림세를 보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경쟁사의 공세에 밀려 점유율 20%를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쟁사로 떠오른 TCL·하이센스 등 중국 TV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0%를 웃돌고 있다. 특히 세계 3위 TV 제조사 TCL은 올 초 삼성처럼 인공지능(AI)을 적용한 8K 화질 QLED TV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고전하고 있다. 올 1분기 점유율이 18.9%로, 1년 전(21.4%)보다 2.5% 포인트 떨어졌다. 2013년 1분기(28.6%)와 비교하면 약 10% 포인트 빠졌다. 중국 업체는 디자인과 카메라 기술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중국 비보는 다음 달 ‘풀스크린폰’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넥스’를 공개한다. 넥스는 베젤 두께가 상단은 1.8㎜, 하단은 4.3㎜밖에 안 돼 사용 화면 비중이 약 99%에 이른다. 삼성전자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9의 사용 화면 비중은 약 85%다. 화웨이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한 ‘P20 프로’를 공개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주력 제품 중 가장 빨리 점유율이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패널 점유율은 2015년 20%를 웃돌았지만 올 1분기 13.2%까지 낮아졌다. 이에 비해 중국은 2022년까지 자국에서 8세대급 이상 디스플레이 공장 19개를 더 짓는다는 계획이다.

오주환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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