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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현 루시모자원 원장 “사별·이혼→ 미혼가정→ 다문화… 돌봄도 세태에 맞춰야”

임우현 루시모자원 원장이 29일 대전 루시모자원 원장실에서 시설 초창기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임우현(64) 루시모자원 원장은 38년째 모자가정을 돕는 복지사역을 펼쳐왔다. 루시모자원 초대 원장이 그의 할머니 박영애, 2대 원장이 어머니 엄기선씨다. 모자가정을 위해 3대째 헌신하고 있는 셈이다. 29일 대전 루시모자원에서 임 원장을 만났다.

모자보호시설인 루시모자원은 전쟁 과부를 돕기 위해 동양선교회 엘머 길보른과 루시 선교사 부부가 1954년 설립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목회자인 임 원장은 이곳에서 저소득 모자가정에 거처를 제공하고 자립기반을 만들어줬으며 자녀들의 성장을 도왔다. 시설은 모자복지시설 정부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5회 선정됐다. 임 원장은 지난해 말 한국사회복지공제회와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사회복지실천가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루시모자원에서 일하게 된 것은 1980년 당시 총무였던 어머니의 부탁 때문이었다. 아이들 숙제만 좀 봐달라고 했다. 시설 어머니들은 일하는 동안 자녀를 돌봐주니까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그만둘 수 없어 생활지도원으로 일을 계속했다.

당시는 사회적으로 사회복지사가 뭔지도 모를 때였다. 사회복지 종사자 자격증을 발급받으러 갔더니 담당 공무원이 되레 사회복지사가 뭐냐고 물을 정도였다.

이후 그는 국립사회복지연수원에서 교육받고 월드비전의 모자가정을 위한 가정개발사업에 참여했다. 또 모자가정을 위한 정부의 미술치료 사업을 위탁운영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으로 모자가정 자립기반 조성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2002년 원장이 된 후엔 현재의 루시모자원 시설을 건축했다. 시설은 연면적 1229㎡의 3층 건물로 42㎡(13평) 20세대가 있다. 현재 13가정이 생활하고 있다.

어려움도 많았다. 초기엔 정부 지원 없이 후원으로 운영해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할 때가 많았다. 80년대 들어 인건비와 운영비 지원이 있었지만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보람이 컸다. 시설 어머니들이 각 교회에서 집사·권사가 될 때, 자녀들이 교회 일꾼으로 성장했을 때 가장 기뻤다고 했다.

시설 어머니의 자녀들은 성장해 후원자가 됐다. 루시모자원에서 자란 법률구조공단의 한 사무관은 무료 법률 상담을 해준다. 의료기기 전문 엘메카 강정길 대표도 업무 협약을 통해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한 국민은행 지점장은 해마다 이웃돕기 성금을 냈다.

임 원장은 “시대에 따라 한부모가 되는 사연도 달라진다”며 “70∼80년엔 질병으로 인한 사별, 90년엔 이혼이 많았고 2000년엔 미혼가정, 2010년엔 다문화 모자가정이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대가 바뀌면 복지시설도 그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며 “현재 80세 이상 여성 노인을 위한 복지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계획을 묻자 그는 “65세가 정년인데 그동안 복지사역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부모 복지사업을 자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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