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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통일의 꿈 나눠보고 싶어”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총무인 크리스 퍼거슨 목사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인터뷰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은 세계교회 선교에 굉장히 많은 기여를 한 고마운 국가입니다. 그런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분단의 고통은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입니다. 한반도에서 통일과 평화를 이루는 일에 우리가 동참한다면 하나님이 매우 기뻐하시리라고 확신합니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총무 크리스 퍼거슨 목사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WCRC는 110개국 223개 교단이 소속된 전 세계 개혁 교회들의 연합기구다. 1981년 이후 벌써 20여 차례 방한했다는 퍼거슨 목사의 얼굴에는 민주화 초기부터 지켜봐 왔던 한국에 대한 애정이 엿보였다.

퍼거슨 목사는 오는 5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WCRC 실행위원회 준비를 위해 방한했다. WCRC 관계자들은 실행위를 통해 지난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총회 결정 사항을 앞으로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계획한다.

퍼거슨 목사는 “이번 실행위에서 주로 논의할 내용은 여성 목사안수와 동성혼·동성애 문제”라며 “이처럼 중요한 문제들을 회원교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행위 개최 장소를 한국으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한국인들이 평화와 통일에 대한 희망이 있지만 동시에 고통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지니고 있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꿈을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퍼거슨 목사는 2015년 WCRC 방북단 소속으로 5박6일간 방북한 적이 있다. 그에게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묻자 “협의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상대를 힘으로 제압해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한국교회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협의하고 서로를 이해하도록 한국인들을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퍼거슨 목사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평창 동계올림픽서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의 남북 단일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나도 캐나다 출신이라 하키에 관심이 많다”면서 “분명 남한선수끼리 팀을 이룬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메달을 딸지도 모르겠지만 더 중요한 메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이 한 팀을 이룬다면 그들은 평화와 화해의 메달을 목에 걸게 되는 것”이라며 “어떻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독교인으로서는 평화를 위해 달려가는 단일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이 아닌 한국인끼리 대화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가장 필요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한국교회가 동참한다면 저희도 힘닿는 데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글=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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