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이가봇이 되지 말아야



사무엘상 4장 19∼22절

본문은 한 여인이 어렵게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이가봇’이라 하고 죽는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정상적인 부모라면 불러서도 안 될 이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 여인은 비느하스의 아내이며, 엘리 제사장의 며느리입니다. 온 나라 사람들이 바라보는 제사장 가문에 다음세대를 이어갈 촉망받는 사람의 아내였습니다.

보통은 아이에게 부모의 꿈과 희망을 담아 좋은 이름을 지어줍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죽어가면서까지 이가봇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여인의 남편과 형제는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죽었습니다. 하나님의 궤는 빼앗겼고 그 소식을 들은 시아버지는 의자에 앉아 있다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난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가봇이란 이름은 한 가정의 불행한 가족사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시대적 상황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블레셋의 공격으로 첫 번째 싸움에서 군사 4000여명, 두 번째 싸움에서는 3만명이 죽었습니다. 참으로 참혹하고 생각조차 하기 싫은 역사적 상황을 하나님의 영광이 떠났기 때문에 이렇게 됐노라고 기억하고 교훈이 되도록 한 것입니다.

왜 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나 온 땅에 비통함의 울음소리가 나게 됐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사무엘상 3장 1절에 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도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

그 시대에는 하나님 말씀이 아주 귀했습니다. 그래서 이상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은 꿈도 희망도 내일도 없이 그저 그때마다 각자가 가진 자기 생각에 맞는 대로 살고, 무서워해야 할 하나님을 가볍게 여기고 별것 아닌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깨어 있어야 할 사람부터 영적, 육적으로 잠들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할 우리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자기 생각대로, 타인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고 있지 않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여기저기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가 많이 와 물이 폭포수같이 흘러 넘쳐도 정작 마실 물은 귀한 것처럼, 바로 지금 하나님의 말씀이 귀한 때는 아닌지 싶습니다.

거룩한 피값으로 구원의 은총을 입은 땅위의 존귀한(시편 16편 3절) 사람들이여. 축복의 사람들이여. 각 가정과 이 땅의 곳곳에 세움을 입은 지도자들이여.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말씀을 바탕으로 영적 분별력을 되찾으십시다. 그래서 양육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십시다.

깨어 기도하십시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수건을 벗어 던져 버립시다. 하나님만을 사랑하십시다. 하나님을 경외하십시다. 그래서 또다시 이 땅에 집과 교회와 나라가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득하게 하십시다.

윤효균 시흥 능곡중앙교회 목사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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