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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파일] 말초신경병증·세포치료


 
심영기 연세에스병원 대표 원장


말초신경을 둘러싼 신경섬유가 손상되면서 각종 감각 이상 등 신경 증상을 나타내는 병이 있다. 말초신경병증이다.

한 예로 당뇨 환자가 혈당을 조절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고혈당으로 인해 말초신경병증과 하지동맥질환을 합병하기 쉽다.

통증은 주로 밤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대개 양 발끝에서 시작돼 무릎까지 올라오면서 양 손끝에도 저린 느낌이 온다. 작열감(타는 듯 화끈한 느낌), 뭔가 날카로운 것에 찔리는 느낌, 맨발로 뜨거운 모래 위를 걷는 느낌과 함께 쥐어짜는 듯 다리가 아파오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당뇨 환자의 경우 이런 증상이 오래 되면 감각이 무뎌지고 둔감해져서 상처를 입어도 자각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피부감염 및 궤양으로 발가락이 썩는 족부궤양(당뇨발)을 얻게 된다.

이런 신경병증을 개선하려면 근본 원인인 당뇨부터 퇴치해야 한다. 충분한 영양공급을 통해 죽어가는 신경세포들을 되살리는 일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최근 들어 새로이 주목을 받는 신(新)의료기술이 복부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주사 치료다.

당뇨발 환자 김모(66)씨 사례를 보자. 김씨는 복부에서 추출한 지방조직세포를 따로 배양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8등분해 1주일에 한 번씩 정맥 주사하는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당화혈색소가 정상수준(6.8% 이내)으로 개선되는 변화를 경험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 혈액 중 포도당 농도를 반영하는 수치다. 정상치는 6.5% 이하다. 복부지방세포 주사 치료를 받기 전 김씨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11.9%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는 속칭 당뇨발로 불리는 족부궤양증과 말초동맥폐색증을 합병, 오른발 절단수술과 심장혈관성형 수술까지 받은 경험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복부지방세포 주사 치료와 더불어 거의 모든 수치가 급속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치료 6주 만에 왼쪽 발의 엄지발가락 혈류가 정상화됐고 궤양 증상도 사라졌다. 약을 먹어도 잘 안 떨어지던 혈압 역시 정상 범위로 낮아졌다. 평균 230까지 치솟았던 혈당은 평균 177까지, 당화혈색소는 주사 치료 1주차부터 0.5%씩 감소하기 시작해 6주차에 7.7까지 조절됐다.

일주일 간격으로 반복 투여한 지방줄기세포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베타세포를 재생시키고 있다는 신호다. 복부지방 줄기세포가 췌장 내 병든 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바꿔 정상적인 세포기능이 이뤄지도록 도운 셈이다.

글=심영기 연세에스병원 대표 원장,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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