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대한항공·델타 ‘조인트 벤처’ 발등에 불 떨어진 아시아나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가 최종 승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조인트 벤처는 두 항공사가 함께 영업하고 수익과 비용도 나누는 방식이다. 경쟁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 노선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교통부로부터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시행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2002년 미 교통부로부터 반독점 면제(ATI) 승인을 취득한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7월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와 미 교통부에 각각 관련 서류를 제출한 바 있다. 우리 국토부는 아직 승인한 게 아니어서 두 회사의 조인트 벤처 최종 확정은 좀 더 기다려야 한다.

항공업계에서 조인트 벤처는 두 업체가 모든 일정을 공유해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한 뒤 수익과 비용을 나누는 최고 수준의 결합이다. 기존의 코드셰어(항공기 내 좌석 일부 공유)와 얼라이언스(마일리지·라운지 공유)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조인트 벤처는 단거리 항로를 잇따라 점령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추격에 맞서는 대형 항공사의 새로운 활로로 제시돼왔다. 업계에선 지난해 미주노선 점유율이 49.5%인 대한항공과 7.4%인 델타항공이 결합하면 총 점유율이 6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한항공의 조인트 벤처가 활성화될 경우 중·장거리 노선을 여럿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5월 “조인트 벤처 설립이 항공업계의 주요 흐름이므로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시화된 움직임은 없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 창립사인 루프트한자의 자회사 ‘LSG스카이셰프’와 기내식을 둘러싸고 갈등하면서 조인트 벤처 대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조인트 벤처는 노선 독과점 우려가 있어 국내 심사가 늦어지는 것 같다”면서 “아시아나에도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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