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컨슈머리포트] 냉장 육개장… 식품 전문회사 제치고 이마트 PB제품 1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뷔페식당 ‘아리아’에서 지난 15일 5개 브랜드의 냉장 유통 육개장을 비교 평가하고 있는 셰프들. 왼쪽부터 한필헌·장대위·김승련·박종찬·김진섭 셰프. 최현규 기자


겨울로 들어서고 있다. 뜨거운 국물이 생각날 때다. 국 탕 찌개 등 국물 요리는 사시사철 즐겨 먹는 메뉴지만 이맘때 제일 많이 찾게 된다. 푹 끓여야 맛있는 국 탕 찌개는 간편하게 해먹기가 쉽지 않다. 그래선지 완전조리 식품의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 탕 찌개의 완전조리 식품의 올해 1∼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9%나 증가했다. 다양한 국 탕 찌개 중에서도 겨울철에는 땀흘리면서 먹을 수 있는 매콤한 육개장이 제격이 아닐까. 따끈한 육개장 한사발이면 밥 한 공기 맛있게 먹을 만하다. 국민 컨슈머리포트에선 겨울철 추위를 물리치고 입맛을 돋워줄 육개장, 어떤 브랜드 제품이 건더기도 풍부하고 맛이 좋은지 평가해보기로 했다.

5개 브랜드 냉장 유통 육개장 평가

완전조리 식품으로 판매되는 육개장은 냉장 유통과 상온 유통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상온 유통 육개장은 냉장고가 아닌 곳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대신 냉장 유통 육개장에 비해 원물감이나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겨울철이어서 한나절쯤 밖에 있어도 상할 염려가 없는 냉장유통 육개장을 비교, 평가해 보기로 했다.

육개장 완전조리 식품 시장 점유율 1, 2위 브랜드에서는 상온유통 제품만 나오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의 PB 브랜드에선 냉장 유통 제품을 일제히 내놓고 있다. 그래서 이번 평가는 대형마트 제품 중심으로 진행했다.

우선 이마트 피코크의 ‘진한육개장’(500g, 5480원), 롯데마트 요리하다의 ‘정통 소고기 육개장’(500g, 4980원), 홈플러스 싱글즈프라이드의 ‘조선탕반 육개장’(400g, 3990원), 농협 하나로마트 오케이쿡의 ‘생생육계장’(500g, 4900원)을 선택했다. 그리고 시장점유율 3위 브랜드인 아워홈의 냉장 유통 제품 ‘정성가득 육개장’(500g, 3980원)을 추가했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의 PB 제품이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육개장은 달랐다. 5개 제품 중 아워홈 제품이 가장 저렴했다. 평가 대상 제품은 각 마트에서 평가 하루 전인 지난 14일 구입해 냉장 보관했다.

빛깔, 향미, 풍미 등 5개 항목 상대 평가

냉장 유통 육개장 평가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뷔페식당 ‘아리아’에서 진행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저층 로비에 위치한 아리아는 일식, 한중식, 그릴, 파스타, 인도, 누들&딤섬, 수프, 콜드&샐러드 총 10개의 라이브 스테이션에서 신선한 요리를 제공한다. 각 스테이션에서는 인도 요리사의 탄두리 치킨과 커리, 완도 전복구이, 양갈비 등 주방장이 추천하는 시그니처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별실이 준비돼 있어 가족 모임 등 특별한 기념일에는 오붓하게 즐길 수도 있다.

평가는 아리아의 한필헌, 장대위, 김승련, 박종찬, 김진섭 셰프가 맡았다. 평가항목은 색깔, 누린내 등이 없는지 등을 평가하는 향미, 건더기의 다양성과 맛(이하 건더기), 국물 맛, 건더기와 국물의 조화 등 전체적인 맛을 가늠하는 풍미를 평가했다. 5개 항목별 평가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한 다음 원재료 및 함량과 영양 구성에 대한 평가를 각각 진행했다. 이어 가격을 공개한 다음 최종 평가를 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진행했다.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아리아의 최상철 주방장이 5개 제품의 각 포장지에 적힌 대로 5∼10분간 끓는 물에 넣어 데운 뒤 <1>∼<5> 번호표가 붙은 5개의 하얀 볼에 담아냈다. 각 제품의 맛이 섞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국자 5개, 스푼 25개를 준비했다. 평가자들은 한눈에 봐도 제각각인 빛깔, 건더기의 양과 종류 등을 살피고 향을 맡아가면서 평가했다. 그 다음 ①∼⑤ 번호표가 붙은 개인 그릇에 육개장을 옮겨 담고 맛을 보면서 평가를 이어갔다. 셰프들은 육개장의 맛이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제품 사이사이 물을 먹어가면서 신중하게 평가했다.

대형마트 PB제품들의 완승

냉장 유통 육개장 평가에서는 1∼4위가 모두 대형마트 PB 제품들이 차지했다. 1위에는 이마트 피코크의 ‘진한 육개장’(1096원·이하 100g당 가격)이 올랐다. 최종평점은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0점. 가장 먹음직스런 빛깔(4.0점)이었고, 국물(3.8점)과 건더기(4.0점)의 맛도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4.0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원재료(3.8점)와 영양 구성(3.9점)에서도 비교적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피코크 육개장은 이번 평가 대상 중 가장 고가였으나 가격차가 크지 않아서인지 최종평가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장대위 셰프는 “사골육수가 들어 있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전반적인 맛이 육개장에 가장 근접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사골육수 맛을 인정받은 대신 고기 육수 맛이 조금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2위는 롯데마트 요리하다의 ‘정통 소고기 육개장’(996원). 최종평점은 3.8점. 빛깔(4.0점)과 향미(4.4점)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물맛(3.8점)과 풍미(4.0점)에서도 최고점을 받았으나 1차 종합평가(3.9점)에서는 1위와 0.1점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원재료 평가(3.6점)에서 고기 함량이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탓인지 3위를 했다. 박종찬 셰프는 “밸런스가 뛰어나고 맛이 자연스럽다”고 평가했다. 고추기름이 과다한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이 제품은 포장지에 영양성분이 표시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정보 제공이 미진했다. 롯데마트 온라인몰에 정보가 제공되고 있어 평가는 이를 적용했다.

3위는 농협 하나로마트 오케이쿡의 ‘생생육개장’(980원). 최종평점은 3.4점. 빛깔(2.2점/ 4위)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3위권을 유지해 1차 종합평가(3.1점)에서도 3위에 올랐다. 국내산 쇠고기 대파 등을 쓴 오케이쿡 육개장은 원재료(4.4점)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김승련 셰프는 “주재료가 국산인 데다 깔끔한 맛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간이 좀 세다는 지적이 있었다.

4위는 홈플러스 싱글즈프라이드의 ‘조선탕반 육개장’(998원). 최종평점은 2.6점. 빛깔(3.8점)은 좋은 편이었으나 다른 항목은 대체로 처지는 편이었다. 1차 종합평가에서 2.8점으로 4위를 했다. 원재료 평가에서도 4위를 했다. 영양 평가는 포장지에는 물론 홈플러스 온라인마트에도 영양성분 표시가 없어 최저점인 1점 처리됐다. 김진섭 셰프는 “고기와 채소 등 건더기가 적은 편인 데다 맛의 특징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서 유일하게 식품 전문회사 브랜드 제품이었던 아워홈의 ‘정성가득 육개장’(796원)은 5위에 머물렀다. 최종평점 1.2점. 전 항목별 평가에서 최저점을 기록하면서 1차 종합평가(1.2점)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소고기 함량이 가장 적었던 이 제품은 원재료 평가(1.2점)에서도 최저점을 받았다. 가격은 가장 저렴했지만 최종평가에서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한필헌 셰프는 “빛깔도 육개장답지 않게 멀겋고 맛도 밋밋하다”면서 아쉬워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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