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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파일] 척추관 협착증, 허리 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워… 두 구멍 척추내시경 시술 권장


 
배은환 리더스병원 대표원장


조금만 걸어도 몇 번이나 멈춰 서서 손으로 허리께를 만지곤 하는 노인들이 종종 눈에 띈다. 대부분 허리 통증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심지어 5분만 서 있거나 걸어도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저리다며 주저앉는 이들도 있다.

척추의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신경통로(척추관)가 좁아지면서 여러 신경증상이 일어나는 척추관 협착증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나이 들어 허리가 아파서 오래 서 있지 못하거나, 다리가 저려 보행이 불편할 때 우선적으로 의심해 봐야 하는 게 척추관 협착증이다.

허리 디스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척추관 협착증은 걸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허리 디스크는 디스크가 튀어나온 위치에 따라 특정 자세를 취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의 주원인은 노화에 의한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 협착증 환자 수는 최근 인구의 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연평균 약 15%씩 증가하고 있다.

보통 허리 디스크는 척추 앞쪽(디스크 탈출)으로 문제가 생기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디스크의 변성과 함께 척추 뒤쪽(후관절과 황색인대 비후)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허리를 굽히면 허리 디스크 환자들은 증상이 더 심해지지만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되레 편해지는 이치다.

치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차단술 등의 비(非)수술 요법으로 이뤄진다. 수술은 2∼3개월간 이들 비수술요법으로 치료해도 크게 좋아지지 않을 때 권유한다. 이때도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해 상처가 작은 ‘최소침습’ 내시경수술을 많이 한다.

필자는 이 경우 내시경 삽입 구멍을 한 개만 만들기보다 두 개 만들기를 권하고 있다. 시술하는 의사가 편하고 환자도 환부를 깨끗이 청소할 수 있어 조기회복 및 재발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두 구멍 척추내시경 시술’(BESS)은 허리 부위에 지름 약 5㎜정도의 구멍 두 개를 뚫고 그 속으로 내시경 수술 기구를 넣어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나 황색인대를 정교하게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수술 시간은 60∼90분 정도 소요된다. 참고로 디스크 환자나 척추관 협착증 환자가 수술 또는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허리 자체의 통증보다 다리 쪽 통증이 심할 때가 훨씬 더 많다. 디스크 환자든 척추관 협착증 환자든 수술은 6∼8주간 보존적인 비수술요법을 먼저 해본 뒤 생각해 보는 게 바른 태도다.

글=배은환 리더스병원 대표원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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