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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LA 다저스 작 피더슨이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 7회말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때리고 있다. 다저스는 6차전을 승리하며 월드시리즈를 마지막 7차전까지 몰고 갔다. AP뉴시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처럼 LA 다저스가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3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승3패로 균형을 맞춘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정상 등극 희망을 이어갔다.

반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눈앞에 뒀던 휴스턴은 꿈을 미루게 됐다.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는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며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빈약한 타선 지원 속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경기를 앞두고 다저스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데다 6차전 선발 무게감도 휴스턴에 기울었다. 다저스는 리치 힐인 반면 휴스턴은 에이스 벌랜더가 마운드에 올랐다. 힐은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12승8패로 나름 괜찮았지만 벌랜더(19승8패)에는 한참 못 미쳤다. 특히 벌랜더는 올 포스트시즌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5로 휴스턴 가을야구에서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실제 다저스는 경기 중반까지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타선은 5회까지 벌랜더에게 삼진 8개, 안타 1개,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힐도 잘 던졌지만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지 스프링어에게 우중월 솔로포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벌랜더의 위력적인 투구에 다저스의 정상등극은 물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5회초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을 때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퀵후크(투수 조기교체)가 판세를 바꿨다. 로버츠 감독은 힐을 곧바로 내리고 필승조 브랜든 모로를 마운드에 올렸다. 모로는 알렉스 브레그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사실 로버츠 감독은 너무 잦은 퀵후크로 비난을 받았다. 2차전에선 4회까지 1실점 호투를 펼치던 힐을 5회에 내리고 불펜진을 투입했지만 연장 접전 끝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6차전에서 냉철하게 마운드를 운용했고,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자 타선도 힘을 냈다. 6회말 오스틴 반스의 안타와 체이스 어틀리의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1, 2루를 만든 다저스는 크리스 타일러가 우전 적시 2루타를 때려내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코리 시거가 희생플라이를 쳐 다저스는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7회말 1사 후 다저스의 작 피더슨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려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불펜의 투혼도 빛났다. 다저스 불펜은 모로(1이닝)를 시작으로 토니 왓슨(⅓이닝), 마에다 겐타(1이닝), 켄리 잰슨(2이닝)이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모로는 월드시리즈 6경기에 모두 투입됐고, 마무리 잰슨도 5경기에나 나와 체력이 고갈됐지만 정신력으로 휴스턴의 강타선을 막아냈다. 잰슨은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몸 상태를 따질 때가 아니다”며 “팀이 우승을 차지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열릴 월드시리즈 최종전에서 다저스는 다르빗슈 유, 휴스턴은 랜스 매컬러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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