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보안검색 강화되는 미국 입국… 저비용 항공 업체들 발등에 불



항공사들이 오는 26일부터 실시되는 미국행 여객기 탑승객에 대한 보안검색 강화를 앞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교통안전청(TSA)은 지난 6월 미국 취항 전 세계 300여개 항공사에 탑승객 보안검색 강화를 요청했다. 한국은 미국 국적기와 미국령인 괌·사이판·하와이 등에 취항하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국적항공사는 내년 인천공항 제2터미널 완공 시까지 시행 유예를 요청했다. 아직 답이 오진 않았지만 수용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에 따라 26일부터 LCC나 미국 국적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승객은 공항에서 항공사 직원과 인터뷰를 해야 한다. 답변이 부정확하면 격리된 공간에서 다시 정밀검색을 받게 된다. 탑승 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1∼2시간 늘어날 전망이어서 5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LCC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보안 협력사 직원을 2명 더 채용했고, 김해공항에서 괌으로 가는 인원을 위해 전용 카운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제주항공 측도 타 승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 미국행 카운터를 나눌 방침이다.

인천공항공사도 혼잡을 피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항공사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 체크인 카운터를 지원하고, 동남아 등에서 미국으로 환승하는 고객 인터뷰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게이트에서 추가 검색이 필요할 때는 펜스 등을 설치키로 했다. 그러나 미비하다는 지적도 많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TSA에서 각 항공사에 관련 지침을 직접 요청했다는 이유로 인천공항이 추가 지원책 마련에 주저하고 있다”고 했다.

항공사들은 정부가 미국과 협의해 보안검색 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테러 용의자가 많은 중동과 우리는 사정이 다르지 않느냐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안검색 강화에 따른 항공기 지연과 수요 감소는 서비스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미국과 대화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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