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미백 에센스] 성분평가서 전원 만점 중저가 국산 아이소이 수입 브랜드에 역전승








추석 연휴도 지나고 이제 가을맞이 채비를 본격적으로 할 때다. 피부미인이 되고 싶은 이들이라면 우선 여름의 흔적을 지우는 일이 중요하다. 한여름 내내 마주했던 뜨거운 햇빛 때문에 생긴 잡티와 트러블을 제대로 다스리지 않으면 피부 노화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노안’의 징후를 없애고 피부 미인이 되는 데 도움이 될 미백(화이트닝) 에센스가 꼭 필요한 때다. 초가을 ‘피부 보약’으로 꼽히는 미백 에센스, 어떤 브랜드의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비교, 평가해봤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미백 에센스를 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추천받았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마켓(SK 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9월 1∼20일 매출 베스트 제품(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각 유통경로별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우선 골랐다. 백화점의 키엘 ‘클리어리 코렉티브 다크 스팟 솔루션’(100㎖, 15만원), 올리브영의 아이소이 ‘비알 블레미쉬 케어 세럼 플러스’(20㎖, 29500원), 11번가의 라노아 ‘3-스텝 멀티 솔루션 에센스’(50㎖, 2만6600원)를 평가대상에 넣었다. 이어 베스트셀러 중 최고가인 SK-Ⅱ ‘제놉틱스 오라 에센스’(30㎖, 17만5000원)와 최저가인 토니모리 ‘플로리아 화이트닝 캡슐 에센스’(55㎖, 1만2900원)를 추가했다. 가격은 지난 9월21일 추천 유통경로별 판매가 기준이다.

흡수력 보습력 등 5개 항목 상대평가

미백 에센스 평가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미선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학과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 피현정 뷰티 디렉터(브레인파이 크리에이티브 대표·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5개 브랜드의 미백 에센스를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달 23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평가는 흡수력, 보습력, 영양감, 피부톤 개선력, 지속력 5개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 성분을 알려주고 평가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가장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성분 좋은 국산 제품이 ‘우수’

이번 미백 에센스 평가 순위는 성분이 좌우했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기능만 평가하는 1차 종합평가와 성분을 공개한 뒤의 순위는 정반대였다. 그리고 성분평가 순위와 최종평가 순위는 동일했다. 문제 성분이 적은 국산 중저가 브랜드 미백 에센스들이 고가의 수입 유명 브랜드 제품들을 따돌리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아이소이의 ‘비알 블레미쉬 케어 세럼 플러스’(1475원=이하 ㎖당 가격)가 1위를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0점. ‘불가리안 로즈 세럼’이란 별명을 가진 이 제품은 1차 종합평가(2.1점)에선 꼴찌였다. 흡수력(3.2점)과 피부톤 개선력(2.6점)는 3위였고, 보습력(2.0점), 영양감(2.2점), 지속력(1.8점)은 최하점을 받았다. 그러나 성분평가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평가자 전원에게 최고점을 받아 만점(5.0점)을 기록했다. 피현정 대표는 “미백 효과가 있는 알부틴 함량이 높고, 블랙윌로우껍질추출물, 어성초추출물, 다마스크장미꽃오일 등 브라이트닝에 효과적인 성분이 들어 있는 점이 특히 좋다”면서 “식물성 발효 에탄올을 사용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고 호평했다. 성분평가 만점 여세를 몰아 최종평가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최윤정씨는 “미백 기능 성분과 진정 성분이 함께 있어서 트러블이 잦은 피부에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2위는 라노아의 ‘3-스텝 멀티 솔루션 에센스’(532원). 최종평점은 3.9점. 라노아는 오프라인 매장은 없고 온라인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국산 중저가 브랜드다. 흡수력(3.8점)은 가장 좋았으나 나머지 항목은 3, 4위권으로 약간 처지는 편이었던 이 제품은 1차 종합평가(2.4점)에서는 4위였다. 성분평가(3.8점)에서 2위로 올라섰다. 피 대표는 “피해야 할 성분은 향료뿐이지만 디메치콘 성분의 함량이 높아 아쉽다”면서도 “쌀추출물, 갈락토미세스 발효여과물 등을 사용해 미백 효과를 높인 점이 좋다”고 말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최종평가에서도 2위 자리를 지켰다. 김정숙 학과장은 “바르면 잘 스며들어 피부 결을 부드럽고 매끄럽게 가꿔주며 보습력과 영양감도 좋다”고 호평했다.

3위는 토니모리의 ‘플로리아 화이트닝 캡슐 에센스’(235원)로, 최종평점은 3.6점. 피부톤 개선력(2.2점)은 가장 낮았으나 보습력(4.0점)과 지속력(4.2점)은 가장 좋았던 이 제품은 1차 종합평가(3.0점)에서 3위였다. 성분평가(3.2점)에서도 3위였다. 대체로 무난한 성분배합이지만 계면활성제로 피부에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피이지 성분과 방부제인 페녹시에탄올, 피부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는 향료가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이번 평가 대상 중 최저가였던 이 제품은 최종평가에서도 3위를 했다. 고진영 원장은 “알갱이가 터지면서 쫀득한 느낌이 오래 지속되므로 건조한 피부에 좋을 듯하고 뛰어난 가성비도 인정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4위는 키엘의 ‘클리어리 코렉티브 다크 스팟 솔루션’(1500원). 대용량 한정품으로 나와 인기가 높은 이 제품은 최종평점 2.2점. 전 평가항목에서 2,3위권의 고른 점수를 받은 결과 1차 종합평가(3.6점)에서는 2위를 했다. 1851년 미국 뉴욕의 약국에서 시작한 대표적인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제품이지만 성분이 좋지 않아 성분평가(2.0점)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프로필렌글라이콜, 변성알코올과 피이지 성분, 페녹시에탄올, 리날룰, 향료 등 피부에 자극적인 성분이 여러 개 들어 있는 점이 감점 요인이 됐다. 최윤정씨는 “흡수력과 미백효과가 뛰어나지만 성분과 가격이 아쉽다”면서 “제형이 산뜻해 지성피부에는 추천할 만하지만 건성피부는 건조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글로벌 브랜드로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SK-Ⅱ ‘제놉틱스 오라 에센스’(5834원)는 5위에 머물렀다. 최종평점은 1.3점. 일본산으로 ‘극광 에센스’로 불리는 이 제품은 흡수력(2.0점)은 가장 떨어졌지만 영양감(3.8점)과 피부톤 개선력(4.4점)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3.9점)에서 1위를 했다. 하지만 성분평가에서 전 평가자에게 최저점을 받으면서 꼴찌로 추락했다. 미백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갈락토미세스 발효여과물과 나이아신아마이드 함유량이 높은 점은 인정받았다. 그러나 방부제인 페녹시에탄올과 메칠파라벤, 계면활성제인 피이지 성분과 라우레스-7, 벤질알코올과 향료 등이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김미선 원장은 “효과는 비교적 뛰어난 편이지만 주의해야 할 성분과 알레르기 주의성분이 다수 들어 있는 데다 가격도 지나치게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 제품은 최저가 제품보다 무려 24배 이상 비쌌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일러스트=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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