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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파일] 50대 이후 갑자기 가까운 글씨 잘보인다면…





우리 눈의 검은자와 홍채 뒤에는 투명한 안구조직인 수정체가 존재한다.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상을 맺게 하며 시야를 확보해주는 굴절기관이다. 흔히 100세 시대 고령사회의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히는 백내장과 노안은 모두 이 수정체의 이상으로 생기는 안질환이다.

먼저 노안은 수정체가 노화로 인해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가까이 있는 사물이나 글씨 등이 잘 보이지 않게 되는 증상이다. 반면 백내장은 수정체가 노화로 인해 혼탁해지고 딱딱해지며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안개가 낀 듯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증상이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50대의 60%, 60대의 7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발생하면 흐려지는 시야와 낮아지는 시력의 합동작용으로 특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백내장으로 딱딱해지며 굴절률을 키운 수정체가 마치 돋보기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령 노안으로 초점이 안 맞아 제대로 보기 힘들던 스마트폰이나 성경책의 작은 글씨가 갑자기 잘 보이게 되는 경우다.

문제는 이렇게 백내장 발병과 함께 좋아지는 시력은 그야말로 일시적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대부분 수개월 내 다시 나빠지고, 시력이 이전보다 훨씬 더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백내장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미루지 말고 바로 안과를 방문,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거나 어두운 실내나 밤에 더 잘 보이는 현상, 빛이 퍼져 보이거나 햇빛에서 눈을 뜨기 힘든 게 백내장의 대표적 증상이다. 특히 50대 이후 잘 안보이던 가까운 글씨나 사물이 갑자기 한동안 보이다가 다시 안 보이게 됐다면 일단 백내장을 의심해 적절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백내장으로 혼탁해진 수정체는 약물요법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다시 맑아지게 할 방법이 없다. 시야가 흐려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정도라면 수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 그 자리에 개개인의 시력 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넣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백내장 수술 결과는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는 초음파 유화흡인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성능 좋은 인공수정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최근 새로 선보인 특수렌즈는 백내장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노안과 난시 등 시력교정까지 동시에 해결하는 3단 콤보 효과를 나타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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