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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문자도 아세요?… 선교·묵상 도구로 쓰이길”

기독만화가 전하리 집사가 25일 서울 마포구 극동갤러리에서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과 베드로를 그린 마태복음 성경문자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제55사단 기동대 내 신병영문교회(장지활 목사)의 허전했던 벽면들이 은혜로운 그림들로 채워졌다. 자세히 보면 출애굽기 시편 누가복음 등의 글자 안에 각 성경편의 주제 그림들을 채운 ‘성경문자도’다. 한국기독만화선교회 부회장 전하리(52·명륜교회) 집사의 작품들이다.

문자도는 그림으로 하나의 글자를 표현하는 글자예술이다. 전 집사는 성경 66권에 등장하는 의미 있는 중심주제들을 뽑아 문자도로 표현했다. 만화선교회 회원전이 열리는 서울 마포구 극동갤러리에서 25일 전 집사를 만났다. 마태복음 성경문자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마태복음 14장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배경으로 네 글자 안에 마태복음의 핵심내용을 담았다.

전 집사는 “마태복음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이 보석처럼 빛나는 4복음서 중 한 권”이라며 “그런 수제자 베드로가 풍랑 위를 걸으시는 주님을 따라 바다 위로 뛰어들 때의 강렬한 믿음의 현장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 집사는 지난해 여름부터 성경문자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 전까진 사랑 희락 화평 등 성령의 9가지 열매를 주제로 문자도를 그렸다. 시사만화가인 오용묵 선생이 이를 본 뒤 성경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볼 것을 제안했고, 그의 마음 가운데 거룩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작품을 위해 다시 성경을 펼쳤다. 각 권에서 주제 이야기를 뽑아내기 위해 말씀을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해서 처음 완성한 작품이 창세기다. 천지창조,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는 뱀, 노아의 홍수 등을 수채화로 그리면서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주님의 마음을 느꼈다.

“천지를 창조하시고 흐뭇하게 보셨던 하나님께서 홍수로 세상을 쓸어버리셨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홍수로 죽어가는 생명체를 그리는 제가 다 떨리고 힘들더라고요. 노아의 홍수 때 내린 그 비가 ‘너무 슬퍼서 흘리는 하나님의 눈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세를 주인공으로 한 출애굽기를 그릴 땐 누군가를 통해 끊임없이 주의 백성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읽었다. 또 “겁 없이 바다 위를 걷는 베드로를 향해 미소 짓고 계신 예수님을 그릴 땐 마치 주님이 나를 보며 웃으시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전 집사는 성경문자도를 문화선교의 도구로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겐 성경을 쉽게 가르칠 수 있는 전도의 도구요, 믿는 성도들에겐 성경을 마음에 다시 새길 수 있는 묵상의 도구로 말이다.

전 집사는 다음 달 1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원천교회 갤러리에서 한 달 동안 성경문자도 전시회를 갖는다. 아직 채색 작업을 끝내지 못한 20여권의 말씀들을 올해 안에 완성하면 내년 초부턴 ‘성경 66권 문자도’ 전시회를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개최할 예정이다.

글·사진=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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