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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CS 루이스 신학 주제로 논문 쓴 박성일 목사 “책 읽으며 내 편서 싸워주는 느낌 받아”

박성일 목사가 12일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CS 루이스의 신학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신앙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던 청년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 한 권을 읽고 하나님을 다시 만났다. 그 책은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로 불리는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였다. 방황하던 젊은 시절 루이스를 만나 위기를 넘긴 박성일(미국 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 목사 얘기다.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12일 박 목사를 만났다.

박 목사는 13세 때인 1975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한 대학의 인문학부에 입학했을 때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대학 1학년때 만난 인문학부 교수는 인문주의적 관점에서 성경을 비판하고 해부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기독교에 비판적인 강의를 들으며 박 목사도 영향을 받았다. 신앙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그를 건진 게 루이스였다. 박 목사는 “혼란스런 시기에 루이스의 책을 읽고 마치 누군가 내 편에서 싸워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루이스는 감성 중심의 신앙과 극단적 자유주의 신학 모두를 배격했다”면서 “그는 1,2차 세계대전과 도덕적 상대주의의 위협을 교부 아타나시우스나 아우구스티누스로부터 시작되는 기독교 정통교리를 통해 극복하려 했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도덕과 기독교 신앙의 관계를 설명한다. 상대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도덕은 인간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도덕률이 있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지키지 못한다. 하나님은 이 같은 실패를 통해 인간이 신을 찾고 참된 위로를 얻게 한다고 루이스는 말한다. 보편적 도덕률을 통해 죄를 깨닫고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루이스를 주제로 논문도 썼다. 98년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에서 ‘CS 루이스의 작품에 나타난 신학’이란 주제로 조직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루이스가 태어난 지 100년 되던 해였다.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도 발견했다. 박 목사는 루이스에 대한 거의 모든 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일리노이주 휘튼칼리지 웨이드센터에서 기존 자료를 뒤지다 한국인 중 루이스를 주제로 신학논문을 쓴 사람이 없다는 걸 알았다. 루이스의 신학을 주제로 논문을 쓴 건 박 목사가 한국인 중에선 최초였던 셈이다.

박 목사는 2015년 3개월간의 안식기간 동안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를 방문했다. 하지만 루이스의 자취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아쉬움이 컸다. 그는 “루이스에 대한 책을 써서 감사를 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는 지난 3월 14일 미국에서 출간된 ‘본향으로의 여정(Journey Towards Home)’이란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박 목사는 “젊은 시절 기독교 변증에 대한 관심을 품게 만들어준 고마운 인물이 루이스”라며 “신학이 어렵고 딱딱하기만 한 게 아니라 감동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른 신학을 통해 교회개혁을 이뤄가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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