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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만화일기’… “고은 선생 ‘바람의 사상’ 읽고 그렸다”

만화가 허영만이 5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새 책 ‘허영만의 만화일기’를 소개하고 있다. 가디언 제공


“책을 미리 읽은 지인들이 말하더군요. 이제 만화는 그만 그리고 만화일기만 쓰라고. 그만큼 이 책이 재밌었다는 거죠. 그런데 독자들 반응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

만화가 허영만(70)은 미소 띤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5일 그를 만난 곳은 ‘허영만의 만화일기’(가디언) 출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 책은 ‘만화일기’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허영만이 자신의 일상을 만화로 풀어낸 작품이다. 그는 “만화일기를 쓰면서 출판을 염두에 두진 않았다. 그러다보니 못 그린 그림도 많다”며 웃었다.

두 권으로 구성된 책에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연말까지 그려나간 허영만의 일기가 실려 있다. 가족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나 작가로서의 애환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허영만은 지난 6년간 틈틈이 만화일기를 그렸다. 일기에 쓸 만한 글감이 떠오르면 택시 안이나 거리의 벤치에서도 손바닥 크기의 수첩을 꺼내들고 만화일기를 썼다. 그렇게 써내려간 수첩이 지금까지 36권. 그는 꾸준히 만화일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2014년 일기가 담긴 3권은 오는 9월에 발표한다. 이후에도 그는 2개월 간격으로 만화일기를 출간할 예정이다.

허영만이 만화일기를 그리기 시작한 이유는 책의 첫머리에 적혀 있다. “하루하루의 일을 기록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언젠가 고은 선생의 ‘바람의 사상’을 읽으면서부터다. 선생은 글로 일기를 썼으니까 나는 만화로 일기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 청탁을 받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는데도, 그저 그리는 것이 즐거웠다.”

전남 여수 출신으로 1974년 데뷔한 허영만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가 중 한 명이다. ‘각시탈’ ‘아스팔트 사나이’ ‘비트’ ‘타짜’ ‘식객’ ‘꼴’ 등이 대표작이다. ‘대한민국만화대상’(2004) ‘고바우만화가상’(2007) 등을 수상했다.

간담회에서는 그의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준비 중인 작품은 주식시장을 소재로 다룬 만화로 제목은 ‘3000만원’. 허영만이 직접 자비 3000만원으로 주식을 사들인 뒤 그 흐름을 만화로 옮긴 내용이다. 허영만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주식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자문단도 꾸렸다. 주식 관련 서적도 40권 가까이 독파했다고 한다.

“제가 그동안 경제 문제에 너무 무심했던 거 같아요. 독자들은 그러면 안 될 거 같아서 그리게 된 만화입니다. 시사성이 굉장히 강한 작품이 될 거 같아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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