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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와지르의 보건과 교육, 소득증대까지 도와야죠”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이 지난 20일 케냐 와지르주 우톨레 마을에서 만난 하산군을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20일 아프리카 케냐 와지르 우톨레 마을을 찾은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이 한숨을 쉬며 먼 곳을 응시했다. 극심한 가뭄과 기근으로 뜯어 먹을 풀도 없어 굶어죽은 100여 마리의 양떼가 아무렇게나 널려 있던 현장을 돌아본 뒤였다.

“가뭄이라는 게 정말 무섭습니다. 끔찍하네요. 유엔이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가뭄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의 뿔은 케냐 소말리아 남수단 예멘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대륙의 북동부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2년 동안 이곳은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26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2011년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실제 와보니 와지르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알겠습니다. 이곳은 목축업의 비중이 높아 가뭄과 기근으로 가축들이 죽으면 경제 시스템이 붕괴됩니다. 다음 차례는 사람입니다. 이미 아이들은 물을 긷기 위해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와지르는 모든 게 비정상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와지르에선 케냐 월드비전이 한국 월드비전의 후원 아래 2009년부터 지역개발(ADP) 사무소를 마련해 장기 구호 및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와지르 ADP 사무소는 보건과 영양개선 사업부터 교육과 소득증대를 위한 사업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2023년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양 회장은 “와지르 장기구호 사업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동시에 당장 눈앞에 닥친 가뭄과 기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처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와지르 곳곳에 물차를 보내 깨끗한 물을 지원하고 기근이 끝날 때까지 주민들이 버텨낼 수 있도록 식량지원 프로그램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도처에서 대기근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고 한 양 회장은 “가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장기적으로 와지르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역개발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한국 월드비전이 국제 월드비전의 후원을 받다 1990년대 초 독립한 뒤 전 세계 월드비전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월드비전은 미국의 밥 피어스 목사가 고 한경직 목사와 함께 한국전쟁 고아들을 돕기 위해 설립했다.

“하나님으로부터 믿을 수 없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빚진 자죠. 이를 갚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 월드비전에 맡겨진 사명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와지르(케냐)=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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