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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근 목사 “스완슨 목사가 준 사랑… 사랑으로 갚아야죠”

컴패션 창립자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보육원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스완슨 목사의 보살핌을 받은 하명근 목사. 국민일보DB


하명근(부산 새소망장애인교회) 목사는 1951년 9월 태어난 전쟁둥이다. 3년여의 전쟁은 이 땅에 돌이키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일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가정이 해체된 곳들이 많았다. 그의 가정도 온전치 못했다. 친어머니와 계부의 손에 길러지다 8세 때 친아버지와 계모의 집에 맡겨졌다. 가난한 살림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구박까지 받으면서 몸이 약해져 갔다. 이대로 살다간 죽겠다 싶어 12세 때 친어머니를 찾아갔지만 이미 다른 곳으로 이사한 뒤였다. 절망 속에서 만난 곳이 부산 영도의 서울애린원이었다.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창립자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지원하고 있는 곳이었다.

컴패션은 그에게 우산이 돼줬다. 드럼통에 든 분말우유는 성찬이었다. 스완슨 목사의 도움으로 아동자선병원에서 오른쪽 안구에 생겼던 1㎝ 크기 반점을 빼는 수술도 받았다. 제때 수술 받지 못했다면 실명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스완슨 목사는 6·25 전쟁 이후 고아의 영적인 삶도 보듬었다. 컴패션은 1952년부터 93년 철수할 때까지 한국에서 1200개 보육원을 후원해 한국 어린이 10만여명을 키워냈다. 하 목사는 “스완슨 목사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최선을 다한 것뿐”이라며 “그가 뿌린 밀알이 성장해 이처럼 큰 결과물이 나올지 그때는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목사는 지금 또 다른 ‘스완슨 목사’가 돼 세상에 밀알을 뿌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컴패션을 통해 온두라스 어린이 호세(7)군을 후원하고 있다.

호세는 땔감을 모으거나 심부름과 청소를 도맡아 하며 일용직 부모를 돕는 씩씩한 아이다.

호세는 하 목사에게 “컴패션 어린이센터에서 다른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는 것, 재능을 찾아야 한다는 것,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한다는 것 등을 배웠다”며 “제 몸을 돌보기 위해 이를 닦아야 하고 손을 씻어야 하고 매일 샤워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손편지를 보내왔다. 어린이센터에서 성경 말씀을 외우는 일도 재밌다고 했다.

하 목사는 ‘장애인 돕는 목사’로 23년 동안 500명이 넘는 장애인들을 섬겨왔다. 예배 드릴 공간이 부족해 쫓겨나는 등 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굴하지 않고 십자가 복음을 전해왔다. 그의 두 아들도 아버지처럼 목사가 돼 경남 창원과 해외에서 사역하고 있다.

하 목사는 “장애인들을 섬기는 것과 호세를 후원하는 일 모두 스완슨 목사가 내게 물려준 사역”이라며 “더 늦기 전에 교회를 후임자에게 맡기고 중증장애인 가정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순회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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