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인터뷰  >  일반

[소셜하는 사람들] “강아지 키우는 분들이 행복하면 좋겠어요”

김예성 펫슬랩 대표가 최근 반려견 모레나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사무실 인근에서 산책을 하는 모습. 펫슬랩 제공


키 188㎝에 몸무게 85㎏. 덩치 큰 남자는 처진 눈꼬리 덕에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아지로 치면 골든리트리버처럼 순한 대형견에 가까웠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카페에서 김예성(35) 펫슬랩 대표를 만났다. 반려견 콘텐츠를 만드는 펫슬랩은 37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건 아니다. 그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면 좋겠다고 했다. 반려동물 애호가는 급증하는데 믿을 만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2015년 1월 펫슬랩을 만들었다.

“강아지만 좋아했다면 강아지 사료나 관련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강아지를 통해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펫슬랩에는 강아지 빗질하는 법, 배변패드 활용법, 산책장소 고르는 법 등 반려견 관련 콘텐츠가 올라온다. 요즘은 반려견 정보가 넘쳐나지만 잘못된 정보도 적지 않다. 해로운 사료인데 최고급인 양 알려진 것도 있고, 잘못된 정보를 전하는 훈련사도 있는데 이걸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단다.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콘텐츠를 만들면 정보가 왜곡될 수 있어 기업 광고를 하지 않는다. 현재 한 기업의 투자를 받아 운영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는 중이다.

김 대표는 “강아지를 키우려면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기견을 입양할 때는 인터뷰를 통해 기본적인 자질 검증을 하는데 반려견 분양은 그런 절차가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귀여우니까 충동적으로 분양받았다가 막상 키우다 보면 힘들어서 버리는 사람이 많더라”고 했다. 분양보다 유기견을 입양하면 강아지와 더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도 말했다.

“부모가 아이를 입양하면 과거의 상처가 치유될 때까지 인내해야 하듯이 유기견을 입양하면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그러면 더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김 대표도 강아지를 키운다. ‘모레나’라는 이름의 2년9개월 된 초콜릿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모레나는 살갗이 거무스름하고 머리털과 눈이 고동색인 여성을 의미하는 포르투갈어다. 이 강아지는 퇴직 후 다음 일을 준비하던 김 대표의 아버지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한다. “처음 집에 데려왔을 때 계속 코가 근질거리더라고요. 알레르기가 있나 싶어 걱정했지만 털이 날릴 거란 막연한 생각 때문에 기침이 나는 거였어요. 처음 강아지를 키우면 이렇게 심리적인 요인으로 기침하다 금방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김 대표는 강아지를 키우기 좋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혼자 사는 분들에겐 강아지 키우는 걸 권하지 않아요. 혼자 남은 강아지가 외로워하기 쉽기 때문이죠. 그래서 출근할 때 반려견을 데려갈 수 있는 회사들이 생겼으면 해요. 직장 어린이집처럼 말이죠. 강아지들도 매일 보면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