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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택림 전남대병원장(국립대병원장협회장) “수도권 중심 의료집중화 변화 절실”

윤택림 원장은 “수도권의 의료 집중화 현상은 지양되어야 한다. 지역별 고른 의료 발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도권 중심의 의료 집중화 현상은 국내 의료 전체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 의료 발전을 위해서 변화가 필요하다.” 윤택림 전남대병원장의 말이다. 국립대병원장 협의회장이기도 한 윤 병원장은 의료평준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는 병원 특성화 등 병원 자구책만으론 지역 의료 개선이 요원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 8일 전남대병원에서 만난 윤 원장은 “지역 인재가 만족하고 지역민을 돌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Q. 지역 의료기관은 수도권 중심 의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를 타개할 전남대병원만의 전문 분야가 있다면.

- 수도권의 의료 집중화 현상은 지양되어야 한다. 지역별 고른 의료 발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등이 새 정부에서도 시행되어야 한다. 지역의 인재가 서울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민의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지역 의료 발전은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 전남대병원은 자구책으로 특성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 ‘암’, ‘관절’, ‘심혈관질환’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키웠다.

Q. 병원장 취임 이후 시행한 공공의료사업을 꼽는다면.

- 2015년 광주아시안게임 개막 직전 전국에 메르스 광풍이 불었다. 병원은 메르스 예방에 집중, 의료진이 나서 12차례 가두 캠페인을 선보였다. 덕분에 U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네팔 지진 당시 구호 의료진을 파견했고, 의료 환경이 열악한 국내 지역 및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의료봉사도 진행했다. 보건복지부의 ‘국립대병원 공익적 비용 계측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국립대병원 중 공공의료를 가장 활발하게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Q. 공공의료와 의료 수익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메우고 있나.

- 전남대병원은 호남권 300만 명의 건강을 책임지는 만큼 지역 공공의료의 책무를 가진다. 물론 공공서비스에 지출이 많아지면 직원 처우 개선 등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설득이 필요하다.

Q.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 병원 업무 특성상 여성의 비율이 높다. 육아휴가등을 위한 대체인력은 비정규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통상 전남대병원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는 사무와 간호업무 보조 등의 업무를 맡는다. 그러나 상시·지속 업무 종사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립대병원 고용 정원은 정부 통제를 받고 있는 만큼 정규직화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려면 국립대병원이 정원 증원 권한을 갖거나 재정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

Q. 보건시민단체와 노조는 의사성과급 등 우회 방식의 ‘유사 성과연봉제’가 국립대병원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남대병원은 어떤가.

- 의사직에 한해 선택진료제에 의한 성과제 성격의 제도가 있어 왔던 게 사실이다. 정부의 선택진료제 폐지 계획에 따라 선택진료수익 중심의 의사직 수당체계 개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안 마련을 고심 중이다.

Q. 지날달 발간한 <5·18 10일간의 야전병원>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대병원장으로서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텐데.

- 5·18 당시 시민들을 살리고자 최선을 다한 의료인들의 기록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 병원장으로서 부담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만큼 정확히 만들었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동안 자료 및 증언을 수집했고 감수를 거쳐 발간했다. 당시 의료진들에게 5·18의 기억은 깊은 상처이다. 5·18 바로잡기와 병원 역사 정리를 위해 아픔을 감내하며 증언에 임한 선배 의료인들에게 감사와 죄송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

Q.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 응급실은 총상환자들로 넘쳐 응급수술이 쉴 새 없이 진행됐다. 특히 80년 5월 21일과 27일 병원을 향한 계엄군의 사격이 자행되기도 했다. 책에는 극한 의료진이 맞닥뜨려야만 했던 극한의 상황과 감정이 담겨있다. 최근 헬기사격 등 진실 규명 목소리도 높았지만, 전두환 회고록 파문 등 사실을 왜곡·펨훼하는 일도 많았다. <5·18 10일간의 야전병원>은 5·18 역사바로잡기를 위한 자료이자 단일병원이 처음 발행한 5·18의료 활동집이라는 점에서 여러 의미를 갖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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