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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힘들 수 있지만… 하나님이 내시는 길이 최고의 길"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새로운교회 목양실. 교회 담임 한홍 목사가 목양실 내부의 작은 방을 보여줬다. 나무로 만든 기도의자가 놓여있었고 벽에는 교회 리더들의 사진과 기도제목, 성경구절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제 기도실이에요. 수시로 드나들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교회 리더들을 향해서는 두 손을 내밀어 축복하고 기도합니다.” 교회엔 이런 기도실이 몇 군데 더 있다. 부교역자와 간사들을 위한 기도방, 24시간 개방된 신자들을 위한 중보기도실 등을 운용중이다.

서울 온누리교회 부목사로 활동하다 2009년 교회를 개척한 그는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는 것이 목사의 할일”이라고 했다. 한 목사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지금까지 22권의 책을 펴냈고 ‘칼과 칼집’ ‘거인들의 발자국’은 그의 대표작이다. 최근 ‘하나님이 내시는 길’(규장)을 펴냈다. 기도에 관한 그의 전작인 ‘기도, 하늘의 능력을 다운로드하라’가 기도의 원리를 담았다면 이번 책은 한 목사의 기도 체험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험은 쓰라렸다.

“2014년 말이었어요. 당시 큰 어려움이 왔어요. 교회를 함께 시작했던 수십 명의 제직들이 저에 대한 악성 루머를 퍼트리고 교회를 떠났습니다. 그 여파로 남아있던 성도들은 상처를 받았고 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당장이라도 목회를 그만두고 떠나고 싶었어요.”

한 목사는 막막했다. 기도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자신과 교회를 누르고 있는 무거운 영적 침체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불같은 기도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2016년 신년 40일 특별새벽기도에 돌입했다. 출석 교인 4000명 중 1000여명이 기도에 전념했다. 외부 강사 초청 대신 한 목사가 직접 설교했다. 그때 하루 15시간씩 설교를 준비하고 기도했다 한다. 한 목사를 비롯한 성도들은 간절히 부르짖었고 신비한 치유의 기적도 맛봤다. 이번 책은 이때 설교한 메시지와 교훈을 담았다.

한 목사는 “앞으로 나갈 수도 없고 뒤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 중에서 하나님의 눈으로 보니 길이 보였다”며 “하나님의 길은 오직 기도하는 사람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하나님의 길은 우리가 생각하는 길이 아닐 수도 있어요. 편하고 좋은 길이 아니라 좁고 힘든 길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하나님이 내시는 길이 최고의 길입니다. 기도하는 신자들은 그 길을 가는 믿음의 동지들이고요.”

그는 이 대목에서 에티켓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 목사는 “하나님이 내시는 길은 순례자의 길”이라며 “순례자들은 믿음의 동료와 함께 걷기 때문에 에티켓이 요구된다”고 했다. 에티켓이란 일종의 매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예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안티기독교가 생기는 이유나 교회 성도들끼리 서로 갈등하며 시험에 빠지는 것은 매너 없는 무례가 초래한 결과일 수 있다고 한 목사는 말했다.

나라를 위해서도 분별력을 갖고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국민을 위하는 유능한 정부가 되도록 기도했으면 좋겠어요. 종교개혁은 항상 사회개혁을 수반했습니다. 영국의 청교도 역시 나라를 거룩하게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한 목사는 이번 책을 집필하면서 기도에 대한 고전을 참고했다. 웨슬리 듀엘의 ‘기도로 세계를 움직이라’, 프리실라 샤이러의 ‘열정’, 오 할레스비의 ‘기도’ 등이다. 그는 “EM 바운즈의 기도 클래식 시리즈는 반복해서 읽었다”며 “바운즈의 책은 영적 지도자들이 지속적으로 묵상해야 할 책”이라고 추천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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