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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무너진 네팔… 교회는 더 든든히 섰다”


네팔의 신두팔촉은 2015년 4월 발생한 대지진의 주요 피해지역 중 하나다. 2년이 지났지만 복구는 더뎌보였다. 군데군데 무너진 주택들이 아직도 재건축되지 못했다. 지난달 21일 한국기아대책 스태프들과 함께 신두팔촉의 바데가웅 마을을 방문한 네팔 기대(기아대책)봉사단 박재면(58) 목사는 “현재 복구율이 20%밖에 안 된다”면서 “정치 외교 등 여러 요인으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목사는 1999년부터 네팔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지진은 진도 7.8규모로 1934년 네팔-비하르 지진 이후 가장 컸다. 네팔 중국 인도 등에서 8400여명이 사망했는데 네팔에서만 사망자가 6000여명에 달했다. 이 중 상당수가 신두팔촉 주민들이었다. 바데가웅은 흙집이 많아 인명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집들이 대부분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박 목사는 “지지부진한 주택 재건축을 돕기 위해 기아대책이 인근에 벽돌공장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흙과 시멘트를 섞어 만드는 벽돌은 위아래에 홈이 있어 끼울 수 있다. 홈 사이에 철근을 넣으면 더욱 견고해진다. 박 목사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벽돌 자체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며 “이 벽돌을 곧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 찌런지비 어짜리여(46)씨는 “기아대책이 벽돌을 공급하기 시작하면 주택복구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진 발생 당시 한국에 나와 있던 박 목사는 기아대책 긴급구호요원으로 현지에 급파됐다. 이틀 만에 겨우 비행기표를 구해 현지로 향했다. 그는 “시신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어 전쟁터 같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신두팔촉을 중심으로 5450가구에 식량팩과 모기장을 전달했다. 담요 2000여장과 점퍼 6000여벌, 천막 등을 제공하고 방역작업도 했다.

박 목사는 “네팔에서는 당시 기독교가 부흥하고 있었다”며 “이곳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복음의 불씨가 사라지지 않게 해달라고 많이 기도했다”고 전했다.

그 불씨는 네팔교회의 섬김을 통해 나타났다. 박 목사는 이를 ‘네팔교회의 힘’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네팔교회를 중심으로 도우려고 했는데, 네팔 성도들이 자신들보다 비기독교인들을 먼저 도와달라고 했다”면서 “네팔 성도들도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피해 주민들을 도왔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그 때문인지 지금 네팔교회는 이전보다 더 든든히 섰다”면서 “네팔 복음화율은 당시 1% 안팎이었는데 지금은 5%가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진 이후 지각이 변하면서 수원이 더 아래로 내려갔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식수 문제 해결”이라며 “네팔 주민들이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신두팔촉(네팔)=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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