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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신종수] 문희상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사태가 일단락 됐지만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문제가 남아 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다. 지소미아는 수출 규제 때문에 발생했고, 수출 규제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방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일 모두 받아들일 여지가 있어 가장 합리적인 안이라는 평가다. 문희상안은 한·일 기업(1+1), 한·일 국민 성금(α)으로 기금을 조성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
입력:2019-11-28 04:10: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면을 삶으면서
면 요리를 좋아하는 가족들 때문에 일주일에 몇 번씩은 면을 삶는다. 잡채를 할 때는 당면을 삶고, 비빔국수를 만들 때는 소면을 삶는다. 파스타를 만들 때는 스파게티 면을 삶는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다양한 면들이 참 많다. 면을 삶다 보면 면마다 익는 시간이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다. 같은 면이라고 할지라도 굵기가 어떠한지, 성분이 무엇인지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달라진다. 면을 삶을 때는 불 옆에서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순식간에 끓어 넘칠 수도 있고, 엉겨붙지 않도록 면을 계속 휘저어 주어야 한다. 면을 뒤적거리며 알맞게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
입력:2019-11-27 04:10:02
[한마당-이흥우] 딥페이크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동영상을 보고 적잖은 미국인이 깜짝 놀랐다. 오바마가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쓸모 없는 사람”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모욕하는 내용이 있어서다. 그러나 이 영상은 커뮤니티 사이트 버즈피드가 만든 가짜였다. 영화감독이 성대모사한 영상에 오바마 영상을 입히고, 입 모양을 바꿔 제작했다고 한다. 영상 속 인물이 영락없는 오바마여서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갔다. 일본에선 지난 2월 연예인이 출연한 TV 프로그램 화상을 무단 도용해 자사 상품을 복용하는 것처럼 꾸민 다이어트 식품업...
입력:2019-11-27 04:05:01
[한마당-김의구] 도럴 골프 리조트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있는 골프리조트 도럴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유한 여러 부동산 가운데 하나다. 뉴욕의 부동산개발업자 알프레드 캐스켈이 개발해 1962년 1월 개장했다. 이 리조트는 몇 차례 손이 바뀌다가 2012년 1억5000만 달러에 트럼프 대통령 회사에 인수됐다. 트럼프는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로 이름을 바꾼 뒤 2억5000만 달러를 들여 리조트를 리모델링했다. 하지만 도럴의 실적은 좋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2015년 1380만 달러에서 2017년 430만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경영난엔 ‘트럼프 리스크’도 한몫했다. 이곳에선 ...
입력:2019-11-26 04:10:01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셔터 앞
양손 가득 장을 봐 오는 길에 빼먹은 것이 있어 편의점에 들렀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서 나와 집으로 오는 길에 야쿠르트 아줌마를 만났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야쿠르트만 파는 것이 아니었다. 냉장 카트 안에는 야쿠르트 말고도 종류가 많았다. 나는 야채주스를 골라 계산하면서 편의점에 무언가를 놓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 제가 편의점에 짐을 두고 왔어요. 요즘 정신이 없네요.” 내가 뒤돌아 편의점으로 가려 하자 아줌마는 짐을 두고 가라고, 자신이 맡아주겠다고 했다. 나는 짐을 야쿠르트 아줌마의 전동카트 옆에 두고서 편의점에 갔다가 돌아...
입력:2019-11-25 04:10:01
[한마당-박정태] 메콩 5개국
메콩강은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강이다. 총 길이가 4900㎞에 달한다.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발원해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5개국을 관통해 남중국해로 흐른다. 우리말로 ‘어머니의 강’, 즉 젖줄과 같은 강을 뜻한다. 이들 5개국을 메콩 5개국이라 부른다. 중진국 반열의 태국을 제외한 4개국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10개국)에서 후발국이다. 그럼에도 연 6% 넘는 경제성장률로 아세안의 고속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강의 기적’처럼 ‘메콩강의 기적’을 꿈꾸는 곳이다. 우리나라와 메콩 국가의 협력이 본격화된 ...
입력:2019-11-25 04:10:01
[뉴스룸에서-박재찬] 만나서 얘기할까
요즘 초·중·고등학교에서 가정방문은 흔하지 않다. 부모의 학교방문이나 전화 상담으로 많이 대체됐다. 행여 가정방문을 하는 학교에서는 신청서를 낸 가정 등에 한해서만 방문이 이뤄진다. 기독교 성향의 교사모임 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매년 가정방문 캠페인을 펼친다. 단체 창립 이래 19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열 번의 상담보다 한 번의 가정방문이 낫다’가 캐치 프레이즈다. 이 단체 홈페이지엔 회원 교사들의 ‘가정방문 후기’들이 올라와 있다. 가정방문 예찬론이 대부분이다. ‘(아이들 가정을 방문하면) 부모...
입력:2019-11-25 04:05:01
[한마당-배병우] 항모의 시대는 끝나는가
항공모함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값비싼 무기이다. 미국의 신형 포드급 항모를 건조하는 데는 130억 달러(약 15조3000억원)가 든다. 폴란드나 파키스탄의 1년 국방비와 맞먹는 액수다. 미국은 항모 1대당 호위하는 이지스 순양함 1~2척, 구축함 2~5척, 원자력잠수함 등이 포함된 항모 전단을 11개나 보유하고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개전 후 석달간 미군의 공습 4분의 3을 항모에서 이륙한 항공기들이 실행했다. 미 군사력을 전 세계로 투사하는 데 항모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모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통적으...
입력:2019-11-23 04:10:01
[편의점 풍경화] 나는야 편의점 바지사장
“1100원입니다.” 자신 있게 삑― 바코드를 스캔했다. 그랬더니 헉― 계산기 화면에 1200원이 표시된다. 이게 언제 이렇게 가격이 올랐지? 옆에 있던 정욱이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손님도 미덥잖다는 눈빛으로 위아래 흘겨보고는 편의점을 나간다. 다음 손님은 아싸! 바구니 한가득 먹거리를 담았다. 손님은 계산대 위에 상품을 올리고, 정욱이는 계산하기 편하도록 상품을 정렬하고, 나는 룰루랄라 핸드스캐너를 움켜쥔다. 붉은 불빛이 삐비빅― 바코드를 읽는다. 이쯤은 나도 잘할 수 있다고! 시위하듯 내 손은 ‘프로페셔널하게’ ...
입력:2019-11-23 04:05:02
[빛과 소금-윤중식] 좌우지간 초갈등사회를 풀자
갈(葛)과 등(藤)나무는 같은 덩굴 식물이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을 타고 오른다. 정반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 둘이 만나면 도저히 풀 수 없을 정도로 줄기들이 뒤엉킨다. ‘가뭄에 비가 와도 개미는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개미는 항상 맑은 날을 좋아한다. 비가 와서 물이 고이면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개미의 입장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가뭄이 심해서 산천초목이 말라 죽고 사람이나 동물이 마실 물이 없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가뭄에는 비가 와야 한다는 말이 맞지 않을까. 개미는 비가 오는 동안 일을 잠시 접고 쉬고 있어...
입력:2019-11-23 04:05:02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배려와 시선
“어머 얘가 왜 이래!” 아이가 불쑥 진료실 모니터 선을 잡아 넘어뜨리자 아이 엄마가 외쳤다. 하지만 엄마의 시선이 향한 것은 아이보다도 내 표정이었다. 오랜 진료 기간 동안 아무리 아이 증세가 나빠져도 침착한 대처와 태도로 내심 존경하던 보호자였다. 때문에 그 순간 무너진 태도와 시선이 더 당황스러워, 혹시 내가 화를 낼까 봐 걱정하셨던 걸까. 다른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의아했지만 답을 알 수가 없었다. 그날의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은 내가 다리를 다쳐 여러 번의 수술과 재활을 시작하게 되면서였다. 태어나 ...
입력:2019-11-22 04:10:01
[한마당-태원준] 톨레랑스의 새로운 적용
프랑스어 톨레랑스(tolerance)는 주로 ‘관용’이라 번역된다.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을 용인하는 것, 틀렸다 하지 않고 다를 뿐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야 하기에 다양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확립된 개념이다. 내가 볼 때 분명히 틀린 짓인데 “그냥 다른 거야” 하면서 넘기려면 참아야 한다. 톨레랑스는 참는 것이다. 어원인 라틴어 tolerantia도 인내라는 뜻을 가졌다. 시작은 종교적 인내였다. 종교개혁 이후 신·구교도의 살육을 정리하며 신앙도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한 프랑스 앙리 4세의 낭트칙령은 톨레랑스...
입력:2019-11-22 0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