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당-김명호] 국회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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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면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 낫다.” 급기야 국회해산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거칠게 맞서면서 국회 정상화가 점점 멀어져가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탄식조로 내뱉은 말이다. 국회해산은 모든 의원의 자격을 법정 임기만료 전 동시에 소멸시켜 국회 존립을 일시적으로 상실시키는 것이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현행 헌법에는 국회해산 조항이 없다. 제1공화국 이래 국회해산은 몇 차례 있었다. 국회해산 사례는 우리 헌정사의 굴곡을 반영한다. 1960년 4월 혁명으로 국회는 개헌을 한 뒤 의결로써 스스로 해산...
- 입력:2019-06-11 04:10:01
- [박형준 칼럼] 위기 극복보다 더 큰 애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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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의 미·중 패권전쟁, 기로에 서 있는 북핵 문제, 한계에 봉착한 경제성장…
세 갈래 복합위기 몰려오는데 정부 리더십은 긴박함이 없다
뜬금없는 김원봉 평가 문제로 이렇게 국론 분열시킬 때인가
총선용 정치공학 놀음 벗어나 위기대응 위한 통합에 나서야
대한민국에 다중 복합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이 위기는 세 갈래에서 온다. 첫째, 신냉전시대로 가고 있는 미·중 패권경쟁에서 비롯된다. 둘째, 기로에 서 있는 북핵 문제와 북한체제 문제로부터 야기된다. 셋째, 갈수록 버거움을 드러내는 한국경제의 성장 한계에서 발생한다. 이것들은 ...
- 입력:2019-06-11 04:05:01
- [돋을새김-고승욱] 북핵? 소처럼 걷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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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 만남을 가진 게 지난해 6월이다. 국민일보는 2018년 6월 13일자 1면에 두 사람이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한반도 평화, 위대한 여정이 시작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구체적 방안이 없는 포괄적 합의였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공동성명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했고, 전문가의 북핵 검증을 언급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약속한 평화의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걱정했던 ...
- 입력:2019-06-11 04:05:01
-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반지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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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십여 년간 서울의 반지하 집을 전전했다. 이런저런 동네에서 살았지만 그중에서도 연희동 반지하 집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그 집은 우리 부부가 처음으로 가진 방 두 개짜리 집이었으므로 나는 좀 더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었다. 우리는 그 집에서 1년 정도 더 살고 싶었지만 집주인은 자기 소유인 이 건물과 땅을 팔기로 했다면서 계약기간이 조금 남았지만 나가 달라고 부탁했다. 이 건물은 헐어버릴 것이므로 버릴 가구가 있다면 그대로 두고 나가면 된다고 했다. 나는 내심 안도했다. 개가 장판을 훼손했고 벽지도 누렇게 변색되었기 때문에 보증금을 ...
- 입력:2019-06-10 04:10:01
- [가리사니-정현수] 쌀의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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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처가에 내려갔다가 모내기를 도왔다. “사위는 쉬고 있어.” 장모님이 한사코 말렸지만, 차려주신 밥값은 해야지 싶었다. 살면서 모내기는커녕 논을 유심히 본 일도 없다. 그래서 ‘6000평’이라는 말을 듣고도 그 규모가 선뜻 가늠되질 않았고, “금방 끝날 거야”라는 설명에서 ‘금방’이 몇 시간을 뜻하는지 짐작하기도 어려웠다.
얼마나 고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논에 나갔다. 예상과 달리 작업 대부분은 이앙기가 대신했다. 뒤에 모판을 실어주면 이앙기 꽁무니에 달린 모내기장치가 모를 적당한 ...
- 입력:2019-06-10 04:10:01
- [한마당-신종수] 기독교인들 부끄럽게 하는 전광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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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했다. 이른바 정교분리 원칙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기독교 정당이 있는 독일도 마찬가지다. 기독교가 직접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다. 독일의 집권당인 기독민주당만해도 합법적이고 국민들이 수긍하는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최근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 명의로 홈페이지에 시국선언문을 올렸다. “한기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대통...
- 입력:2019-06-10 04:10:01
- [뉴스룸에서-김남중] 복지대타협이 지금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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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대타협’이란 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최근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하면서 등장한 말이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주도하는 이 기구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현금복지 경쟁이 과도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현금으로 주는 복지정책들이 쏟아져 나와 가뜩이나 열악한 지자체 재정에 부담을 주니 일괄적으로 정리를 해서 꼭 필요한 건 중앙정부가 맡아서 전국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일몰시키자는 것이다. 또 지자체는 OO수당 형식의 현금복지 말고 국공립어린이집 ...
- 입력:2019-06-10 04:05:02
- [김진홍 칼럼] 문 대통령의 계산된 ‘오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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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 띄운 건 ‘역사전쟁’의 일환
8·15 광복절 경축사 통해 속내 구체화할 가능성 커
장기집권 전략과 맞닿아 있어 내년 총선 때까지 밀어붙일 듯
문재인 대통령은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띄우면 우리 사회의 좌우 이념 대결이 첨예화될 것이라는 점을. 그럼에도 강행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상식의 선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원봉을 언급함으로써 ‘상식’ ‘애국’ ‘통합’ 모두 상처뿐...
- 입력:2019-06-10 04:05:02
- [빛과 소금-전정희] 6·25전쟁, 박완서 박수근 김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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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완서의 등단작 ‘나목’은 지금도 꾸준한 스테디셀러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됐을 정도입니다. 전후 소설이자 작가의 성장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1951년 6·25전쟁이 한창이던 때 스물한 살의 박완서는 몰락한 개성 출신 집안 딸로 홀어머니와 어린 조카들까지 책임져야 했습니다. 서울대 국문과 2학년이었죠. 콧대는 높았으나 당장 끼니가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울 영천 산동네에 살던 그가 어느 날 폐허가 된 시내에서 일자리를 구하다 오빠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오빠가 전쟁 통에 죽었기 때문에 미군 파...
- 입력:2019-06-08 04:05:01
- [한마당-라동철] 석패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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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권역별 50%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함께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석패율제는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 가운데 일부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역구를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대신 지역구 낙선자 중에서 석패율(당선자 대비 득표율)이 높은 일부를 구제해 주자는 취지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정당별 열세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어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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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19-06-08 04:05:01
- [살며 사랑하며-최주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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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희뿌연 하늘 아래 열두 살 소년 자인이 휘적휘적 걸어간다. 아이답지 않은 어두운 눈동자와 건조한 표정은 소년의 삶이 만만치 않음을 짐작하게 한다. ‘가버나움(Capernaum)’은 출생신고 되지 않은 아이의 삶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영화다. 자인은 출생신고라는 마땅한 도리를 저버리고 줄줄이 아이만 낳는 부모를 고소하며 외친다.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게 해주세요!” 주인공 자인 역의 배우는 실제 시장에서 배달을 하던 시리아 난민 소년이다.
출생 미등록 아동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한 영화제에서다. 극장 로비에 ‘세상에서 ...
- 입력:2019-06-07 04:10:01
- [한마당-배병우] 전략적 모호성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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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커질 때 박근혜정부가 취한 외교전략이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이다. 전략적 모호성은 첨예한 이슈에서 행위 주체가 전략적으로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위험 부담을 줄이는 행위를 말한다. 사드 배치를 거부하려니 동맹인 미국의 눈치가 보이고, 배치하자니 중국의 보복이 두려웠다. 박근혜정부는 사드 배치 직전까지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보복은 그대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기간 사드 배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전략적 모호성...
- 입력:2019-06-07 04:05:02
- [한마당-김용백] 미세먼지 마시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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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웨일스 남부 철강도시인 포트 탤벗(Port Talbot)의 개인차고 벽에 그려진 벽화 ‘스노(SNOW)’가 최근 크레인에 의해 벽과 함께 통째로 한 갤러리로 옮겨졌다. 이 그라피티(Graffiti)가 유명한 것은 대기오염에 대한 충격과 경각심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한 아이가 즐겁게 혀를 내밀어 받아먹는 눈송이가 실은 불이 활활 타고 있는 통에서 내뿜어지는 재라는 사실을 풍자했다. 대기오염의 원인과 결과를 인류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를 통해 압축적,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Banksy)가 현지 주민의 작품 요청을 받...
- 입력:2019-06-06 04:10:01
- [샛강에서-김준동] 현충원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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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이 지척에 두고도 찾지 않는 몇 곳이 있다. 동작구에 위치한 국립서울현충원도 그중 하나다. 그러고 보니 현충원 내부를 둘러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쯤인가 싶다. 선생님과 단체로 방문해 경내 청소를 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왜 여기에 와야 하지’하고 농땡이를 쳤던 장면이 어렴풋하다. 그렇게 생각한 것은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4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출퇴근 지하철로 현충원(동작역)을 지나간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내려 방문한 적 없다. 가끔 버스로 정문 앞을 지나면 그저 예전 추억을 되살릴 뿐이다.
서울현충원은...
- 입력:2019-06-06 04:05:01
- [한마당-염성덕] 용산공원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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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미군 용산기지는 역사적으로 군사 요충지였다. 한강을 통해 서울 중심지에 상륙할 수 있고, 쉽게 병력과 물자를 나를 수 있으며, 퇴로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요해지로 꼽혔다.
용산 일대에 외국군이 첫발을 내디딘 것은 13세기 고려 말이다. 고려를 침입한 몽고군이 용산지역을 병참기지로 활용했다.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원효로와 청파동에 주둔했고, 임오군란이 일어난 1882년에는 청나라 병력이 용산지역에 진을 쳤다. 러일전쟁을 앞둔 1904년 일제가 수많은 병사들이 주둔할 수 있는 병영을 지었다. 일제는 조선주둔일본군사령부와 조선...
- 입력:2019-06-05 04:10:01
-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다시 보면 더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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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나의 유일한 문화생활은 일요일마다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일이었다. 지정좌석제가 없던 때라 앉은 자리에서 같은 영화를 연달아 서너 번씩 보곤 하였다. 같은 영화를 지겨워서 어떻게 여러 번 보냐고 묻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몇 번을 연속해서 봐도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그 이유는 처음 볼 때 줄거리에 몰입해 보다가 놓쳤던 장면을 볼 수 있고, 좋았던 대사를 다시 음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때도 비슷할 때가 있다. 인상적이었거나 마음에 여운이 오래 남았던 책들은 종종 꺼내서 다시 펼쳐 보곤 한다. 같...
- 입력:2019-06-05 04:05:01
- [너섬情談-장은수] 샤일록의 혁신인가, 포샤의 혁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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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째 극단적 선택이 있었다. 카카오나 타다 같은 ‘자가용 호출이용 플랫폼 업체’와 택시업계의 갈등 탓에 불쌍한 목숨들이 스러지는 중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더 이상 입이 없다. 하지만 죽음을 단지 물리적 소멸로 받아들이지 않고, 죽은 자가 보내는 말들을 숙고함으로써 산 자의 세상은 성립한다. 죽은 자가 남긴 목소리가 무엇일까를 각자 숙연히 생각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무엇을 욕망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라캉에 따르면 “언어 활동을 통해 우리의 메시지는 ‘타자’로부터 우리...
- 입력:2019-06-05 04:05:01
- [청사초롱-윤철호] 젊은이여, 출판사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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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어렵다던데 사장님네는 괜찮나요?”
“예, 그럭저럭 먹고삽니다.”
출판사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고생한다며 덕담부터 한다. 출판인도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모든 출판사가 어려운 건 아니다. 불황은 노력해서 극복해야 할 상황일 뿐이다.” 이런 얘기를 했다가 “우리 출판사는 노력하지 않아 어렵다는 거냐”는 꾸중을 듣기도 했다. 어쩌면 이 칼럼을 보고 “너는 좀 배가 부르구나. 회원들은 죽어가는데”라며 회장직에서 쫓아내려 들지도 모른다.
국민 독서율이 줄어든다는 조사가 ...
- 입력:2019-06-05 04:05:01
- [길 위에서] 한국의 ‘캐시’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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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칙필레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그레그 톰슨과 만나그룹 창업자인 폴 세이버가 방한해 그들의 회사와 자신의 삶을 소개하는 행사가 있었다. 목회자들에겐 죄송한 말이지만 설교 100편을 듣는 것보다 가슴을 뛰게 했다. 특히 칙필레 창업자 트루엣 캐시(1921~2014)의 이야기는 잊을 수가 없다.
캐시는 별세하기 직전 인터뷰에서 그의 경영 비밀은 잠언 22장 1절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구절은 이렇다. “많은 재산보다는 명예를 택하는 것이 낫고 은이나 금보다는 은총을 택하는 것이 낫다.”(새번역) 그가 삶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입력:2019-06-05 00:05:01
- [한마당-태원준]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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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는 ‘냄새’라는 단어가 열다섯 번쯤 나온다. 1970년대 도시개발에서 소외된 빈곤층의 현실을 작가는 여러 가지 냄새로 묘사했다. 난장이 김불이씨 가족이 사는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은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무허가 판자촌인데, 부유한 이들의 ‘주택가’와 개천을 사이에 두고 있다. 김씨의 아들 영호는 두 동네를 냄새로 구별한다. 주택가 골목에선 고기 굽는 냄새가 나고, 판자촌 풀밭에서 곧잘 울음보가 터지는 여동생에게선 풀냄새가 났다. 여동생은 엄마에게 오빠의 행실을 고자...
- 입력:2019-06-04 04:05:01
- [돋을새김-남도영] 다뉴브강 비극과 작은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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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레아니호의 비극이 발생한 것은 우리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오전 4시5분이었다. 주헝가리대사관이 사고를 알아차린 것은 1시간쯤 뒤였고, 45분 뒤인 오전 5시45분 외교부에 긴급 보고를 했다. 외교부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보고했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관저를 찾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고 사실을 보고했다. 청와대는 정 실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정확한 시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첫 번째 지시를 내린 것은 오전 8시였다. 문 대통령은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 구조 활동을 지시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본부장인 중대본이 구성됐다. ...
- 입력:2019-06-04 04:05:02